국제/한국의 운명,미국이 좌지우지?
  • 박성준 (snype00@sisapress.com)
  • 승인 200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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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조지 부시 1위, 콜린 파월 5위…김정일 위원장은 2위 올라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82.6%라는 압도적인 응답률을 기록하며 ‘영향력 있는 외국 인물’ 1위에 올랐다. 부시 대통령은 여론조사 실시 전에도 1위가 당연할 것으로 점쳐졌던 인물이다.

그 다음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14.2%)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13.8%)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11.7%) 순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상위 10위 안에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5위) 제프리 존스 미국 상공회의소 의장(6위)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7위) 빌 게이츠(10위) 등 미국 국적 인사가 무려 5명이나 올랐다는 것이다.

10위권 바깥에서도 미국인들의 영향력은 두드러졌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투자가 조지 소로스·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 등 적지 않은 미국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미국 행정부는 물론 미국이라는 나라가 한국에 얼마나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응답률도 예상대로 높게 나왔다. 김위원장에 대한 응답률은 조지 부시 대통령과 비교하면 훨씬 떨어지지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를 앞질렀다. 그가 한반도 정세에 변함 없이 중요한 ‘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월드컵 때 한국 국가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았던 거스 히딩크 전 국가 대표 감독은 세월이 한참 지났는데도 여전히 ‘월드컵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비정치인 비경제인으로서는 유일하게 10위 안에 들었다. 게다가 ‘인지도’나 ‘인기도’라고 고쳐 부르는 것이 마땅할지 모르지만, 그의 ‘영향력’은 중국의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을 앞섰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역학 관계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1위부터 5위까지는 한반도 정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의 국가 원수나 고위 관리로 채워졌다. 이들은 또 모두 ‘6자 회담’과 연관된 나라에 속해 있다. 여기에다 토머스 허바드 주한 미국대사, 장쩌민 중국 전 국가주석까지 합치면, 이들 나라가 한국인의 삶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가 금방 드러난다.

대세와 관련 없는 미미한 응답률을 기록했지만, 의외의 인물도 여럿 나왔다. 9·11 테러의 배후로 꼽히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 종적이 묘연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 ‘전투적인’ 탈북자 지원 활동으로 눈길을 끌었던 독일 출신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 씨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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