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이는 강금실, 한상궁은 노무현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1996.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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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이 장안의 화제다. 궁중 음식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서 이제는 드라마를 정치 코드로 읽어내는 시청자들까지 생겼다. <대장금>과 현실 정치는 어떻게 만나 무슨 이야기를 낳고 있는가.
그러고 보니 갈피갈피 너무 교훈적인 것이 아닐까? 이런 염증을 느끼는 시청자도 있는 모양이다. 혹 <대잠금>이라고 들어보았는지? 이 패러디 콩트 안에서는 모든 인물들이 망가진다. 한상궁은 궁에서 도망가려고 담 밑을 주걱으로 파헤치다가 뜻밖에 광천수를 발견해 횡재한다. 혜택은 악인이라고 비켜가지 않는다. 너도나도 광천수를 퍼가자 광천수의 혜택을 후세가 누릴 수 있도록 물길을 막는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대 ‘잠금’. 짓궂은 패러디에서조차 <대장금>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현실에서라면 ‘장금이는 왕따 1순위’라는 설문 조사 결과도 흥미롭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장금이 같은 직원이 있다면 왕따를 당할 것’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장금이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상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결과를 ‘개혁은 어렵다’로 읽어야 할까, ‘훌륭한 사람은 부담스럽다’로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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