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을 이끌 유망 벤처기업 CEO 12인'
  • 장영희·이문환 기자 (jjang@e-sisa.co.kr)
  • 승인 200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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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선정 '2001년을 이끌 유망 벤처기업 CEO 12인


지난해 벤처 기업들은 마치 놀이공원의 '자이로 드롭'을 탄 것처럼 혼이 빠졌다. 벤처의 자금줄인 코스닥 주가는 3월10일 한때 사상 최고치인 292 포인트를 기록한 후 수직으로 곤두박질쳤다. 폐장일(12월26일) 지수는 사상 최저치인 52 포인트. 닷컴 기업들의 수익 모델에 대한 회의와 미국 나스닥 시장의 침체, 여기에 정현준·진승현 비리 사건이 불거지면서 위기는 가속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벤처 정신을 잃지 않는 알짜 벤처 기업들이 적지 않다. 불황을 비웃듯 더욱 빛을 발하는 이들 벤처 기업은 '그래도 벤처는 한국의 희망이다'라는 기대가 헛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벤처 기업이 중요한 것은 한국 경제 전체에 역동성을 부여하며 그들 상당수가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프리 삭스 하버드 대학 교수의 지적처럼, 정보기술은 21세기 새로운 경제의 주축이며 미래 생산성을 높일 핵심 요소다.

〈시사저널〉은 2001년 한국 벤처의 중흥을 선도할 벤처 기업과 CEO(최고 경영자)를 선정해 그들의 의미 있는 성공 스토리를 통해 한국 경제의 미래를 그려 보았다. '베스트 벤처' 선정 기준은 두 가지. 우선 지난 몇년간 괄목할 만한 경영 성과를 보여 해당 분야의 대표 주자로 내세워도 손색이 없을 만한 기업을 골랐다. 다음은 기업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한 CEO의 자질과 평판을 고려했다.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삼성·굿모닝·동원·대신 등 국내 5개 유력 증권사의 코스닥 및 프리코스닥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의견도 구했다. 그 결과 최종 선정된 벤처 기업은 휴맥스 등 12개였다. 물론 이들 외에도 도전 정신을 잃지 않으며 힘차게 뛰고 있는 벤처 기업은 많다. 12개의 벤처 기업들은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경 구절을 구현할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전략이 전혀 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기술 개발과 연구라는 기본에 충실했다. 또 12개 기업 CEO들은 시장의 변곡점을 읽는 눈을 갖고 있었다. 글로벌 경쟁 속의 생존 법칙인 기술·마케팅·경영 능력이라는 삼박자를 갖추는 데도 한 발짝 앞서 있었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보는 눈도 닮아 있었다. 안철수연구소 안철수 사장과 로커스 김형순 사장, 마크로젠 서정선 사장은 '고위험 고수익을 지향하는 벤처는 대부분 망하는 것이 정상이고 망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휴맥스 변대규 사장과 이네트 박규헌 사장은, 수업료는 비쌌지만 한국적 벤처의 새로운 모델을 실험하는 과정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한국보다 몇 수 위인 미국에서는 아이디어 100만 개 가운데 기업화되어 나스닥에 상장되는 경우는 6개에 불과하다. 엔젤 투자가 들어온 후 창업투자회사의 자금을 받은 기업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거나 성공적으로 합병·매수되는 확률은 40%도 안 된다.

벤처 르네상스를 꿈꾸는 벤처 CEO 12인은 21세기 한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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