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의 눈 · 귀 사로잡은 '언론 스타'
  • 정희상 기자 (hschung@e-sisa.co.kr)
  • 승인 2001.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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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언론인' 1 · 2위,
김대중〈조선일보〉주필 · 손석희 MBC 아나운서
〈조선일보〉의 간판 논객 김대중 주필은 자기가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가장 영향력 높고 좋아하는 언론인으로 나온 데 대한 소감을 묻자 '탤런트도 아닌데…'라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이어 "나 같은 특정 라인(보수 논객을 지칭한 듯)의 언론인들만 영향력이 높게 나오던 과거에 비해 이번 조사에서 다른 라인(진보적 논객)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진 점은 독자들이 다양성을 원하는 것 같다"라고 나름으로 분석했다.




지난 여름 국세청의 〈조선일보〉 탈세 조사가 검찰로 송치된 후, 김대중 주필은 회사의 차명 계좌 개설을 도왔다는 혐의로 검찰로부터 소환 요구를 받았지만 출석을 거부했다. 당시 그는 〈조선일보를 떠나며〉라는 미게재 칼럼을 쓰고 사표를 내 파문을 일으켰지만 회사측이 사표를 반려했다.


방상훈 사장이 구속된 뒤 다른 논설위원들과 함께 사실상 발행인 기능까지 짊어지고 있다는 김주필은 "언론이란 기본적으로 영향력 경쟁 게임인데 언론계의 건전한 경쟁을 인위적으로 가로막으려는 것은 출발부터 잘못된 발상이다"라는 말로 현정부의 언론사 세무 조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에둘러 표현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김대중 36.8%
류근일 5.1%
김중배 4.5%
박권상 3.6%
조갑제 2.3%
김종진 1.7%
이규태 1.6%
정연주 1.5%
권재홍 1.5%
손석춘 · 장명수 1.3%


가장 좋아하는 언론인

김대중 13.5%
손석희 4.0%
김중배 3.4%
류근일 2.4%
손석춘 2.3%
정운영 2.0%
박권상 1.7%
이규태 1.6%
장명수 1.6%
정연주 1.5%


김대중 주필에 이어 '전문가 그룹이 좋아하는 언론인' 2위에 오른 손석희 아나운서는 방송인으로서는 유일하게 10위권 안에 들었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손씨가 올해 전문가 집단을 사로잡은 비결은 논객 못지 않게 칼날 같은 그의 방송 진행 솜씨가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MBC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맞아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 집중〉과 텔레비전의 〈미디어 비평〉을 맡은 손씨는 두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일약 스타 방송인으로 떠올랐다.


때이른 이야기이지만 그에게 내년 대선 때 후보자 사이의 텔레비전 토론을 진행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기회가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겠다"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손씨는 한때 인기에 편승해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고 끝까지 언론인으로 남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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