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보수’ 으뜸은 원희룡
  • 차형석 기자 (cha@sisapress.com)
  • 승인 2004.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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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은 2위…김근태, 합리적 진보주의자 첫손 꼽혀
<시사저널>은 전대협 동우회원들에게 자기들이 생각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와 합리적 진보주의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를 물었다. 일반인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었지만, 응답률이 낮을 것 같아 생략했다.

학생운동권 출신들답게 합리적 진보주의자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결집력이 높았다. ‘차기 대통령감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한 김근태 장관을 ‘합리적 진보주의자’라고 꼽은 응답자(24.3%)가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권영길(14.9%) 노회찬(4.0) 노무현(3.5%) 임종석(3.5%) 순서로 나타났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로는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을 꼽은 사람(9.4%)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노무현(6.4%) 박근혜(6.4%) 고 건(4.0%) 손학규(4.0%) 순이었다. 원희룡 의원은 한나라당 소장파의 대표 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당 개혁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도 “국가 정체성 제기는 한나라당을 거꾸로 가게 하는 잘못된 후진 기어다”라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나이나 경력으로 따지면 원의원은 ‘민추위 세대’로 전대협 세대의 선배 격이다. 그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후배들이 나를 합리적 진보라고 평가한 것을, 합리적인 내용을 가지고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라는 강력한 주문으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전대협 386 세대가 높게 평가한 원의원의 ‘소신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다. 국가보안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의견이 갈려 표결로 갈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그는 “당론과 소신이 다를 경우, 소신에 따르겠다”라고 대답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합리적 보수’ 2위에 오른 것도 흥미롭다. 보수 진영이 노대통령을 ‘좌파’라고 보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표를 ‘합리적 보수’ 공동 2위로 선정한 것도 주목된다. 국보법 사수에 모든 것을 걸겠다던 박대표가 최근 “정부 참칭 조항을 없앨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태도 변화를 보여 전대협 386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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