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정치를 누르다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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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영향력 집단 ‘등극’…국회, 최초로 10위권 진입
한국을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에 정치권이 아닌 NGO(28.9%)가 꼽힌 것은 상징적이다. 그간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시민운동 세력의 힘은 올해 초 탄핵 정국 때 광화문을 뒤덮은 촛불의 물결에서 절정에 달했다.

시민운동 세력의 위상은 제도적 가치에 익숙한 전문가 집단의 마음 속에도 확실하게 각인되어 있음이 이번 조사에서 분명해졌다. 기업인과 문화예술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문가 집단이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으로 NGO를 꼽았다.

NGO가 떠오른 이면에는 정치권의 동반 하락도 한몫을 했다. 지난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던 한나라당과 ‘정치권’은 올해는 4~5위로 처졌다. 열린우리당도 과거 여당이 누렸던 영향력을 한참 밑돌고 있다. 계속되는 정쟁의 이전투구가 정치권 전반의 기대치를 끌어내렸다는 평이 가능하다. ‘정치권’과 별개로 국회(6위, 12.3%)가 처음 톱10에 들었다는 점도 역설적으로 이를 반증한다. ‘정치권’이 여야 지도부를 뜻한다면 국회는 ‘입법부’로서의 전문 기능에 초점을 둔 용어다. 3분의 2 이상 물갈이된 이번 국회가 이런 기대에 부응할지 두고볼 일이다.

언론계나 경제계는 전통적으로 영향력 있는 집단임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삼성이 단일 기업으로 10위권 안에 든 것은, 영향력 있는 인물 2위로 꼽힌 이건희 삼성 회장과 함께 눈에 띈다.

한편 네티즌 조사에서는 일반 국민(7위)과 네티즌(10위)이 영향력 있는 집단 10위권 안에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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