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들은 신의 아드님인가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12.07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식 문제 거론은 금기…스캔들·낙하산 인사 등 ‘물의’
“조목사님은 알아도 아버지는 모릅니다.” 아들의 이 말이 조용기 목사는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조목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종 “아빠를 교회에 빼앗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토로했다. 당시 순복음교회의 ‘시끄럽고 열광적’인 예배 방식과 관련해 이단 시비에 휘말려 있었던 상황이 어린 아이들에게 상처였을 것이라는 말이다.

조목사의 자식 사랑은 각별하다. 그래서인지 자식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2000년 교회사랑모임(교사모)이 아들 희준씨의 전횡을 문제 삼자, 조목사는 “나와 딜을 하려고 제일 아픈 곳을 건드렸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순복음교회 한 장로는, 조목사 아들 이야기는 교회 주변에서는 금기라고 말했다.

조목사에게는 3남이 있다. 장남인 희준씨는 넥스트미디어그룹 회장으로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이다. 차남인 사무엘민제씨는 국민일보 부사장이고, 3남 승제씨는 미국·일본 유학 후 사업을 시작했다.

“아들 문제는 뜻대로 안돼”

조목사는 특히 희준씨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조목사는 설교에서 ‘우리 희제’를 곧잘 입에 올렸다. 희재는 희준씨의 어렸을 때 이름이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난 희준씨는 미국 맨해튼 음대와 오럴로버츠 대학을 수료했다. 어머니 김성혜씨는 맨해튼 음대 대학원을 나와 오럴로버츠 대학에서 명예 음악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조목사도 오럴로버츠 대학에서 명예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조목사 집안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의 같은 대학 동문 사이인 셈이다.

희준씨는 1988년 국민일보가 창간되자 스물두 살 나이에 상무이사로 국민일보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러나 주로 일본에 머무르며 일본명 오바야시 다이치로 활동했다. 1997년 귀국해 국민일보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현재는 스포츠 투데이 발행인이다.

세 딸을 둔 희준씨는 이혼 경력이 세 번 있다. 탤런트 나 아무개씨와 첫 번째 결혼에 실패하자 조목사가 직접 일본인 의사의 딸 나카무라 유리코 씨와 맺어주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2000년에는 열두 살 어린 장 아무개씨와 결혼했지만 이듬해 이혼했다. 스포츠 투데이 고위 관계자는 “올 봄 일본에서 네 번째 결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넥스트미디어측은 확인해주지 않았다.

유명 연예인과 염문설에 자주 휘말려

희준씨는 스피드에 유달리 집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희준씨의 한 지인은 “희준이는 한밤중에 분당 부근으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술은 즐기는 편이 아니지만 와인은 광적으로 좋아했다. 지인들과 수백만원짜리 와인 수십 병을 하룻밤에 마시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2002년 희준씨는 할리데이비슨과 BMW 최고급 모터사이클 5~6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희준씨와 유리코 씨의 이혼 재판 기록에 의하면 희준씨는 007 제임스 본드카로 명성을 날린 애스턴 마틴, 포르쉐 등 시가 3억~4억 원에 달하는 스포츠카 여러 대를 몰고 다녔다.

차남 사무엘민제씨(34)는 캘리포니아 대학 신학과를 나왔다. 당초 조목사로부터 순복음교회를 이어받을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희준씨가 국민일보에서 밀려나자 그 뒤를 이어받았다. 국민일보 부사장인 사무엘민제씨는 내년 4월 이후 국민일보 대표이사 및 발행인에 오를 전망이다.

국민일보의 한 기자는 “국민일보는 백지를 내도 30만명이 보는 신문이다. 제대로 된 경영인 하나만 있었어도 이렇게 헤매지는 않았을 텐데 또 낙하산을 보냈다. 전문 경영인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희준씨에 비해 민제씨에 대한 반감은 덜한 편이다. 한 국민일보 편집국 간부는 “조부사장은 아주 잠시지만 편집국 기자 생활을 했고 기자들과 말을 틀 정도로 깨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국민일보를 위한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삼남 승제씨, CCMM빌딩 관리 책임 맡아

삼남 승제씨(32)는 미국과 일본에서 유학한 뒤 순복음교회 이종근 장로가 운영하는 인정건설에서 경험을 쌓았다. 현재 CCMM빌딩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이 건물 1층 커피숍 ‘카페포토’, 12층 ‘서울시티클럽’, 지하 헬스클럽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제씨는 희준씨가 구축했던 서비스·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승제씨는 유명 연예인과의 염문설로 방송가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린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