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 몰고 아시아 별로 ‘반짝’
올해 문화계 최대 이슈는 바로 한류였다. 드라마 <겨울연가>는 한류
열풍의 중심으로, 아시아 대중 문화의 아성인 일본 시장에 진출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당연히 문화 분야 올해의 인물은 <겨울연가>의 주연 탤런트로 일본에서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배용준으로 선정되었다. ‘재주는 <겨울연가>가 부리고 돈은 일본인이 다 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은 <겨울연가>의 성공을 철저히 현금화했다. <겨울연가> 영상물로만 100억 엔(한화 약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OST음반은 1백15만장이나 팔려나갔다. 이외에도 겨울연가 테마파크나 욘사마 3종 세트(가발·안경·목도리) 같은 다양한 파생 상품을 만들었다.
일본 대중문화에도 지각변동 일으켜
<겨울연가>의 이런 수익성은 한류에 대한 일본 내 역풍을 잠재웠다. <겨울연가>를 방영한 NHK를 비롯해 각종 매체들이 오히려 <겨울연가> 열풍과 욘사마 신드롬을 부채질했다. 이들은 이병헌 원 빈 장동건을 배용준과 함께 4대 천황으로 묶어 소개하는 등, 제2 제3의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기 위해 열을 올렸다. 최근에는 <천국의 계단>이 일본에 방영되면서 권상우도 배용준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들은 <겨울연가>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본 음악산업문화진흥재단 마사키 세키 전무이사는 “<겨울연가>는 10대 20대에 주눅 들어 있던 40대와 50대를 다시 문화의 주역으로 일으켜 세웠다.
세기의 미소로 일본 여성을 사로잡은 배용준은 <겨울연가> 열풍의 중심에서 한류를 확대 재생산했다. 두 차례 공식 방문으로 그는 일본 대중문화판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일본 대중 문화 관계자들이 한국 스타에 주목하게 만들었고, 한국 대중 문화 콘텐츠에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마사키 세키 씨는 대형 스타와 경쟁력 있는 대중 문화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한류는 2005년에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오나드 디카프리오나 톰 크루즈와 같은 할리우드 스타를 능가하는 공항 환영 인파는 할리우드와 미국 팝 문화의 식민지였던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문화 독립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었다. 욘사마 신드롬을 비롯해 한류 스타의 인기가 치솟자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미국 대중 문화에 식상한 일본인이 한국 대중 문화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문화 분야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것에 배용준씨는 “허진호 감독의 영화 <슬픔은 안녕>(가제)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다. 계속 좋은 작품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하나하나 신중하게 준비해서 결정해 가겠다. 지켜봐 달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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