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틀 없으면 미래도 없다”
  • 장영희기자 (mtview@sisapress.com)
  • 승인 2003.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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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자부 김종갑 차관보/“차세대·기간·서비스 산업이 3각 편대 형성해야”
산업자원부 김종갑 차관보는 무려 4천 쪽에 달하는 차세대 성장 동력 추진 방안을 성안한 실무 사령탑이다. 김차관보는 성장 잠재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우리가 갈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그 길로 매진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왜 성장 동력 선정이 필요한가?
2003년 3월 장관과의 연찬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 제기했다. 지금처럼 인력이나 자본 같은 생산 요소를 투입하는 성장 전략으로는 기껏해야 3% 성장을 이룰 수 있을 뿐이다. 이미 한국의 주력 산업은 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중국의 추격도 무섭다. 4∼7년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힌다면 중국이 옆에 있는 것이 불행하게 느껴질 것이다. 게다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반면 출산율은 프랑스보다도 낮아 앞으로 노동 인구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엄혹한 현실은 기술혁신형 경제로 새 틀을 짜기를 요구하고 있고, 차세대 성장 동력이 그 강력한 대안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기존 산업들은 포기하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5∼10년 후 중요한 산업을 정리했다고 해서 기존 산업을 내팽개치려는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을 먹여 살리고 있는 산업에는 반도체와 정보 통신도 있지만, 섬유와 석유화학, 일반 기계, 조선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15년간 무역 흑자를 많이 낸 품목이 자동차를 뺀 일반 기계류였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20개 주력 산업은 IT 기술과 접목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또 e비즈니스, 디자인, 컨설팅, 아웃소싱, 물류·유통 같은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도 중요하다. 결국 차세대 산업과 주력 기간 산업, 지식 서비스 산업이라는 삼각 편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철저하게 민간, 특히 기업이 실행 주체다. 이번 방안도 3월부터 연말까지 각분야 민간 전문가 수백명이 인력 양성, 기술 개발, 기반 구축,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과제를 놓고 수십회 브레인스토밍을 거쳐 마련한 것이다. 산자부·과기부·정통부 공무원들은 민간이 원하는 것을 경청하고 그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려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렇게 작업한 것은 공무원 생활 27년 만에 처음이 아닌가 싶다. 2004년부터 예산 지원을 할 텐데, 철저하게 산·학·연·관 협동 프로젝트가 되도록 할 작정이고, 이것이 정부의 가장 큰 책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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