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 인터넷 없이는 못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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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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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10% 사이버 중독…정신과 치료 받아야
정보화 시대가 가속화하면서 인터넷 가상 공간에 빠져드는 사이버 중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사이버 중독이란 하루에 3~5시간 인터넷을 해야 마음이 놓이고, 현실 세계와 사이버 세계를 구별하지 못해 혼돈 상태에 빠지는 현상.

사이버에 가장 중독되기 쉬운 대상은 청소년층.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중고생의 10% 내외가 사이버 중독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서울 시내 PC방에서 만난 한 중학생은 “하루라도 인터넷을 안 하면 불안한데 부모님께 혼날까 봐 도서관에 간다고 하고는 PC방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다”라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게임하고 채팅하는 일이 너무 즐겁다. 인터넷을 하는 동안에는 성적에 대한 불안감 등 골치 아픈 일을 잊을 수 있어 좋다”라고 덧붙였다. 사이버 중독증은 최근 성인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인천 김선태신경외과 원장은 “‘아내가 밤낮으로 인터넷에 빠져 살림을 나몰라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상담하러 오는 남편이 종종 있다. 비단 청소년만 사이버 중독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사이버 중독 중 가장 흔한 것은 게임 중독과 사이버 섹스 중독이다. 청소년의 경우 게임 중독이 많고, 성인은 사이버 섹스 중독이 많은 편이다. ‘온라인 중독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 킴벌리 영 교수는 “인터넷 중독자의 20% 이상이 사이버 섹스 중독 증상을 갖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온라인 섹스를 위해 거의 매일 성인 채팅룸을 찾아다니거나 온라인 섹스를 폰섹스나 실제 섹스로 연결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사이버 중독은 우울증, 양극성 기분 장애, 분노, 자기 비하감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일으키며, 그 결과 실직·이혼·파산·고립감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서울대 의대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사이버 중독은 인간 관계를 황폐화시키는 것은 물론 수면 부족, 주의 산만, 만성 피로, 환청, 정서 불안, 현실 도피 증세를 초래함으로써 인류를 괴롭히는 새로운 문명병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사이버 중독은 ‘중독적 인격’으로 변해 약물이나 알코올에 빠지기 쉽다.

사이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이용하기 전에 미리 시간이나 원하는 내용에 관한 전략을 세우고, 인터넷 사용중 휴식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 또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기보다는 서적이나 신문과 같은 활자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기회를 갖고, 사이버 세계가 아닌 실제 생활에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자주 갖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인터넷 자체에 매달리기보다 인터넷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이 윤택해지고 변화될 수 있는 것에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권교수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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