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호령하는 운동권 출신들
  • 차형석 기자 (papapipi@e-sisa.co.kr)
  • 승인 2001.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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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도입 후 강사 진출 급증…
구변 좋고 논리적 사고 능해 인기 높아


부평 학원장 살인 사건 용의자 이민수씨는 운동권 출신으로 대학 졸업 뒤에 줄곧 학원 강사로 일했다. 서울 강남의 한 학원 강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운동권 출신들이 입시 학원가에 대거 진출해 "학원 강사들 사이에서 A학원은 NL계, B학원은 PD계라는 농담이 돌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원가가 인맥으로 뭉치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나 같은 정파 운동권 출신들이 모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운동권 출신들이 입시 학원계에 많이 진출한 것은 각 대학이 논술·구술 면접 등 비교과 영역을 대입 전형 방법으로 채택하면서부터. 사회 과학 학습을 많이 했던 경험으로 논리적 사고가 강해 논술·사회탐구·구술 면접 강의에서 빛을 발한다는 평가다. 실제 강남에서 잘 나간다는 평을 받는 학원 강사 ㅈ씨·ㅇ씨는 대학 운동권 출신으로 알려졌다.


취업난이 심한 것도 무관하지 않다. 대학 시절 상대적으로 취업 준비에 소홀했던 운동권 학생들이 학원 강사로 취업하기 쉬운 것도 학원가 운동권 전성 시대의 배경이다.


전반적으로 말솜씨가 뛰어나다는 점도 원장들이 운동권 출신 강사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힌다. 흔한 말로 '말발'이 서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사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는 서울교육기획 김호영 대표(39)는 "학원 강사들은 '나홀로' 스타일이 많다. 운동 경험이 있는 강사들은 결집력이 있어 학원측도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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