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이 주특기인가
  • 박성준 기자 (snype00@sisapress.com)
  • 승인 2002.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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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거짓말·말 바꾸기 궤변 역사 깊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니. 아니 그럼 천재지변이란 말인가?”미군 장갑차 역사 사건으로 딸을 잃은 신현수씨(47)는 미군 2사단 공보실장 브라이언 마카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 울분을 터뜨렸다. 피해 학생 부모들은 사고 이후 미군측의 말 바꾸기에 밤낮으로 시달렸다. 그러나 주한미군 범죄에 대한 미군의 거짓말, 궤변, 말 바꾸기, 기만적인 사후 처리는 역사가 깊다.



1969년 경기도 화성에서 미군 폭격기가 만삭인 여인을 오폭해 즉사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남편이 미군 부대에 취직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1992년 미군 케네스 마클이 윤금이씨를 살해했을 때 리스카시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마디 사과 없이 “수십만 미군이 대한민국의 방위에 기여하기 위하여 그들의 집과 가족을 떠나 이곳에 왔다”라며 한마디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변명했다. 이 말에 고무된 탓일까? 1993년, 케네스 마클의 아버지는 법정에서 아들을 비난하는 한국 방청객에게 “Fuck You”라고 욕을 퍼붓기도 했다.



1995년 5월 미군이 지하철 충무로역에서 한국인을 집단 구타하며 난동을 부렸다.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충무로 지하철 난동사건에서 미군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다. 미군의 사소한 문제를 부정적으로 확대하는 집단이 있다”라며 문제를 호도하려 했다.
페리 미국 국방장관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한·미 관계에 비판적인 시민을 교육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라며 한국 국민이 '삐딱한 시선'을 고치라고 충고했다.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미군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무책임한 언론이 격앙된 국민에게 특유의 선정적인 방식으로 이를 묘사하여 국민의 반미 감정을 유발하는 데 있다”라며 책임을 한국 언론에 전가했다.



언론을 통한 사태 왜곡도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노근리 학살에 관한 AP통신의 보도가 거짓이라고 보도했던 <더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는 이번 사건도 보상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었다. 미군 2사단 공보(7월5일자)는 한국 시위대를 폭도라고 매도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끝나지 않은 아픔의 역사, 미군범죄> 참조 (개마고원 펴냄,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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