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대 총장 해임 파문
  • 원주·蘇成玟 기자 ()
  • 승인 1995.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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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대 교수들, 총장 해임 의결에 “어처구니없는 법 적용”
상지대가 갈 길은 어디인가.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잡은 상지대는 지난 8월30일 김찬국 총장이 교내 징계위원회에서 해임 의결되고 난 뒤 극심한 혼란에 휘말려 들고 있다.

상지대는 지난해 8월 교육부를 상대로 재단반환 청구 소송을 낸 전 재단이사장 김문기씨(63·전 민자당 의원)가 지난 8·15 대사면에서 특별 사면됨으로써 재기의 칼날을 가진 상황인데, 김씨 복귀에 최대 걸림돌이라 할 김총장이 해임 의결된 것이다.

징계위원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 4월 실시된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교육부가 감사를 실시한 동기는 체육학과 일부 학생이 지난해 11월 결성한 ‘상지대 정상화를 생각하는 모임’의 끊임없는 투서에 있다(〈시사저널〉 제296호 42~43쪽 참조). 이 모임의 전신은 부정 입학에 연루돼 지난해 6월 해임된 교수 4명을 위해 복직 운동을 벌인 ‘체육학과 비상대책위원회’이다.

‘상지대 교수협의회(상교협)’ 교수들은 총장 해임 의결이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간주해 전체 교수 1백87명 가운데 1백44명의 연대 서명과 함께 결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교수들은 또 9월2일부터 철야 농성 중이다. 역시 철야 농성하는 총학생회를 비롯해 상지대 안팎의 각종 단체나 다른 대학 교수협의회도 상교협을 지지하고 있다.

교수 12명은 해임 의결 지지

서명 교수들은 먼저 징계위원회가 위법적으로 구성됐음을 지적한다. 총장을 일반 징계위에 회부함으로써 재직한 지 10년도 되지 않는 평교수가 총장을 징계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교육공무원 징계령에 따르면, 총장은 교육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총장징계위에 회부되든지, 최소한 교육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징계위에 회부하게 돼 있다.

상교협 박정원 교수(경제학과)는 징계위의 위원 선정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극소수 김문기 전 이사장 지지파 속에서 다 뽑았다”는 것이다. 박교수는 징계위원 선정에 이의 신청을 했으나 이춘근 현 재단이사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징계위를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포상과 징계 등 모든 인사 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교무처장까지 징계위원에서 배제한 점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교협 교수들은 징계 절차나 법 적용 역시 어처구니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육부가 감사 결과 경징계를 지시했고 관선 이사회도 징계위에 경징계 의사를 전달했는데, 평교수 4명·이사 3명으로 구성된 징계위가 극단적인 중징계로 급선회했다는 것이다. 상교협의 한 교수는 “검사가 벌금형을 구형했는데 판사가 사형을 언도한 격”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반면 상교협에 대항해 지난 6월 교수 12명으로 결성된 ‘상지대 평교수협의회(평교협)’는 이번 총장 해임 의결을 지지하고 있다. 평교협 하철수 교수(체육학과)는 “이사회와 평교협에서 (감사 결과가 발표된 뒤) 총장께 명예로운 퇴진을 건의했으나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교육부는 ‘이의가 있으면 재심을 청구하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총장 거취는 점점 전국적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28개 시민·재야 단체가 ‘상지대 사태 대책 연대회의’를 결성해 김찬국 총장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사태는 결국 학원 내부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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