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 해군으로 나가자" 함상 토론
  • 李興煥 기자 ()
  • 승인 1995.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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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함상토론회/“기동 전투단 확보해야 가능”
해군본부가 올해로 4회째 주최한 함상토론회(5월12~13일)에서는 냉전 종식 이후의 안보 환경과 동북아시아에서의 안보 체제, 21세기 한국해군력에 대한 집중 토론이 벌어졌다. 천지함을 타고 강릉 1함대사령부를 출발해 울릉도와 포항을 잇는 동해상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서강대 이상우 교수의 사회로 연세대 안병준 교수 등 7명이 주제 발표를 하고, 국방연구원 등 관련 기관 관계자 1백50여 명과 학생들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실장인 김국진 교수는 동북아 다자간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안보 협력체를 이끌어갈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나라는 한국이며, 지난해 방콕에서 18개국 외무장관이 모여 지역 안보를 논의했던 아시안지역포럼(ARF) 같은 것이 좋은 사례”라고 주장했다.

요충지 북서태평양에 관심 가져야

그러나 안병준 교수는 아시안지역포럼이나 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APEC) 등 아·태 지역의 회의체는 ‘협조적 안보’를 위한 대화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호주 정부가 제안한 다자 협력과 신뢰 구축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해군의 무기 체계를 주제로 삼은 한국 국방과학연구소 제2본부장 김영수 박사는 발표 논문에서 “입체전 능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현대 해전을 위해서는 경항공모함과 이지스 구축함 등 기동 전투단을 확보해야만 명실상부하게 원양 해군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박사는 또 해군이 최우선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몇 가지 사안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도 남쪽 동중국 해와 스프라틀리 군도의 남중국 해를 포함한 북서태평양은 원양 해군이 주로 작전하는 해역이 될 텐데도 이 지역 자료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한국시사문제연구소장 이선호 박사가 정부에 제시한 해양부 신설, 독도와 서해 5도에 대한 12마일 영해 조기 선포 등 네 가지 당면 과제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함상토론회는 92년의 토론회(독도 해상)와 93년(마라도 해상), 94년(백령도 해상)에 이어 네 번째 열린 것이다.

해군은 함상토론회 외에도 4월 말에는 해상조기경보기 P3 C기 2대를 도입하고, 5월17일에는 거제도의 대우조선소에서 잠수함 진수식을 갖는 등 해군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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