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교향악단 합동연주회, 북한의 수준 높은 음악 예술 확인
한반도를 눈물 바다로 만든 이산 가족 상봉 드라마의 ‘속편’은 음악이었다. 남과 북이 손잡고 이루어낸 수준 높은 하모니가 민족의 대통곡을 어루만졌다. 지난 8월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KBS홀에서 열린 ‘남북 교향악단 합동 연주회’는, 말 그대로 뜨겁고 벅찬 감동을 안겨주었다. KBS교향악단(지휘 곽 승)과 조선국립교향악단(지휘 김병화)이라는, 남북을 대표하는 ‘정통’끼리 처음 만난 공연인 데다, 한두 번의 리허설만으로 완벽한 하모니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북한 바이올리니스트 정현희가 KBS교향악단과 북한 관현악곡 <사향가>를 협연하고, 첼리스트 장한나가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차이코프스키의 <야상곡>을 함께 연주했는가 하면, 소프라노 조수미는 북한 고음 가수(테너) 리영욱과 서로 어깨를 맞잡고 베르디 가극 <라 트라비아타> 중 이중창을 함께 불렀다. 남북 교향악단은 현악 주자들을 반반씩 섞어 북한에서 편곡해온 민요 <아리랑>으로 감동적인 연주회를 마감했다(92쪽 관련 기사 참조).
북한의 여타 예술단 공연과 달리 이번 연주회가 유난히 관심을 끈 까닭은, 북한 음악 예술의 수준을 직접 확인할 첫 번째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프 연주자를 제외한 모든 단원(1백10명)이 남성으로 구성된 조선국립교향악단은 남성 악단 특유의 웅장하고 힘찬 연주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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