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한 주
  • 崔寧宰 기자 ()
  • 승인 1998.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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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군부, 국민 편에 설까

인도네시아에서 시위 진압 책임을 맡고 있는 군부가 진퇴 양난에 빠졌다.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가 여러 달째 계속되는데도 수하르토 대통령이 요지 부동이기 때문이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5월 1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03년까지 정치를 개혁하지 않겠다며 군부에게 학생 시위를 강경 진압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군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수하르토의 뜻과 다르다. 비록 상부 명령을 따르고 있지만 군 고위 간부들은 이미 학생들과 대화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국가에 중대한 잘못을 저지를까 봐 밤잠을 설치는 장군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경제난도 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군부는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부문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역·예비역을 가리지 않고 군 장성과 고급 장교들은 국가 기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군부는 국민에게 인기가 높다. 정계는 무한 권력을 휘두르고 사법부는 자의적 판결을 일삼지만, 군부는 국민 권익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대만

갈수록 고립되는 ‘외로운 섬’

대만의 외교적 고립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만은 지난 4월에 아프리카의 기니비사우가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외교 관계를 끊는 바람에 현재 겨우 27개 나라와 국교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기니비사우와 수교하면서 9천만달러를 원조 자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이 나라에 유리한 어업협정까지 체결했다.

현재 대만이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27개 나라는 대부분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가난한 나라이다. 대만은 탄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이들 나라에 경제 원조를 약속하며 외교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중국은 지난 해부터 ‘대만의 친구들’인 이 나라들을 집중 공략해 대만을 고립시키기 시작했다. 그래서 27개 나라 가운데서도 세 나라 정도가 중국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만은 지난 1월에 아프리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남아프카공화국과 외교 관계가 끊기는 바람에 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독일

사관생도들, 이스라엘에 ‘집합’

독일 사관생도들이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5월3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사관생도 17명은 3주 동안 머무르며 군사 훈련을 받는다. 독일 생도들은 나치 독일에 희생된 6백만 유태인을 추모하는 기념관인 ‘야드 바셈’에서 헌화한 뒤 첫 훈련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스라엘에 가기 전 1주일 동안 나치가 저지른 유태인 대학살과 최근 독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나치주의를 중심으로 역사 공부를 했다.

독일 사관생도들은 첫 주에는 이스라엘 전국을 여행하며 이 나라의 역사를 익힌 뒤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 이스라엘 군 부대에서 실무 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주로 사막전에 초점을 맞추어 독일 사관생도를 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과거에도 장교들이 개별적으로 이스라엘 군 훈련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사관생도들이 집단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가 아닌 이스라엘에서 군사 훈련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마카오

범죄 조직과의 전쟁

1년7개월 뒤 주권을 중국에 반환하는 마카오 당국이 조직 범죄를 소탕하기 시작했다. 당국은 그 신호탄으로 5월1일 마카오 최대 범죄 조직 트라이어드(三合會) 14K의 두목 인 완 콱코이(尹國駒)를 전격 체포했다. 그는 이 날 아침에도 경찰 간부의 승용차를 폭파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간부는 암살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경찰은 ‘부러진 이빨’이라는 별명을 가진 완을 일단 도박장 출입 혐의로 체포했다. 마카오 당국은 조직 범죄단이 도박장에 출입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그가 최근의 잇따른 살인과 폭력 사건을 배후 조종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보내 재판에 회부할 방침이다. 포르투갈령인 마카오에서는 96년 10월부터 폭력 조직인 14K와 수방파(水房派)가 도박장과 관련한 이권을 놓고 총기를 동원한 전쟁을 벌여 왔다. 올해 들어서는 도박 감찰관 등 공무원까지 포함된 7명이 번화가에서 총격으로 피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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