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욱, 언론사 사장 되나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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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출신 남궁원씨 아들, <내외경제> 인수 위해 실사 작업



잘생긴 외모와 최고 학벌을 갖춘 현대판 왕자. 영화배우 남궁원의 아들이자 1993년 ‘하버드 대학 수석 졸업자’로 유명해진 홍정욱(32)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홍씨는 그 해 <7막7장>이라는 자서전을 펴냈고 이 책은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홍씨가 실은 수석 졸업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의 인기는 변하지 않았다.


그가 돌아왔다. 언론사 대주주로서다. 홍씨는 최근 경제 석간지와 영자 신문을 가지고 있는 코리아헤럴드내외경제신문사(내외경제)를 인수할 뜻을 밝히고 실사 작업에 들어갔다. 최종 계약일은 9월24일이지만 한 관계자는 협상이 급진전하고 있어서 계약이 더 빨리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내외경제>의 대주주는 49.97%를 가진 신동방인데, 신동방이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이 지분이 매물로 나와 있었다.

올해 초까지 <파이낸셜 뉴스> 조성효 사장이 우선인수협상대상자였으나 매각 대금을 치르지 못해 인수 협상이 결렬된 상태였다. <내외경제>의 한 기자는 “그동안 회사에 주인이 없어 불안했는데, 믿을 만한 사람이 인수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인수 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조성효 사장이 인수 협상을 벌일 당시에는 80억원 가량이었다.


자금 마련 방법·국적 문제 불분명


현재 32세인 홍정욱씨가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는 대학원 졸업 후 미국 리먼 브러더스 합병·매수(M&A) 분야에서 일하다가 2001년에 귀국했다. 2001년 11월에는 서울 신사동에 ‘IRK카리아’라는 합병·매수 중개 회사를 차려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이 회사의 이사는 남궁원 부부다.


홍씨의 현주소는 장인 손명원씨의 서울 평창동 저택으로 되어 있다. 홍씨의 아내 손정희씨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 하는 명문가의 딸이다. 손명원씨는 현대중공업 부사장·쌍용자동차 사장을 지냈다. 손정희씨의 할아버지는 손원일 전 국방부장관이며 외할아버지는 김동조 전 외무부장관이다. 정몽준 의원은 손정희씨의 이모부다.


홍씨는 과거 여러 차례 언론 사업에 관심을 표명한 적이 있다. 그는 자서전 <7막7장>에서 고등학교 신문사 편집장 경력과 NBC 수습기자로 서울올림픽을 취재한 일화를 자랑스레 소개했다. 홍정욱씨가 <내외경제> 인수 의사를 밝힌 시점이 마침 <매일경제> 장대환 사장이 총리서리로 임명된 때와 겹치는 것도 흥미롭다. 홍씨는 1993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대한 야망은 숨기는 것이 관행인 걸 잘 안다. 그러나 자기 포부를 두려워해야 하는 풍토는 좋지 않다”라며 정치가가 되려는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언론사 사장 직함이 정치 지망생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법도 하다.
홍정욱씨의 국적 문제는 다소 혼란스럽다. 2001년 12월 1일 홍씨는 IKR카리아의 등기부 임원 난에 자신의 한국 주민등록번호(700314-1******)를 지우고 외국인 등록번호(700314-7******)를 명기했다. IKR카리아 김태식 이사는 “홍씨는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지난 6개월 동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 의무를 마친 것으로 안다.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홍정욱씨가 실사 문제로 바빠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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