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를 모방해 진보를 이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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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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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보수파, 인터넷 활용 등 ‘좌파 벤치마킹’에 구슬땀
“조직 결속력이나 투쟁 방식 등에서 우파는 좌파에 처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열심히 좌파를 모방할 생각이다.” 청년우파연대 최용호씨의 말마따나 보수 진영은 개혁·진보 세력의 운동 방식을 열심히 벤치마킹하는 중이다.

우선 인터넷 언론 활용. 노사모 등 개혁 세력이 지난해 인터넷 매체를 자유자재로 활용한 덕분에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것처럼 청년 우파 또한 <독립신문> <사이버뉴스24> 등을 통해 2천만 네티즌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유사하게 모든 필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실시간·동영상 뉴스를 제공하는 편집 방식을 취하는 것도 이들 매체의 특징이다. ‘희망돼지’ 같은 자발적인 기금 마련 방식 또한 청년 우파들이 도입하고 싶어하는 장치이다. 이를 위해 일부 단체는 삼일절 집회, 4·19 집회 같은 장외 행사가 있을 때마다 홈페이지 상단에 운영자 계좌 번호를 올리곤 하는데, 그 성과는 아직 미흡한 편이다. 영화 포스터 패러디 등 유머를 활용한 홍보 방식 또한 일찍이 보수 단체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중 하나(위 사진 참조). ‘신변잡기 게시판’ ‘10대 게시판’에서부터 사진·음악 자료방에 이르기까지, 최근의 우파 사이트에는 엄숙주의로부터 벗어나 젊은층을 유혹해 보려는 노력이 군데군데 배어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의 인터넷 참여 정당’을 표방한 개혁국민정당을 벤치마킹하려는 듯 보수·우파의 사이버 정당을 건설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육사 25기 대령 출신으로 사이버한국당(가칭) 창당추진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배성관씨는, 소외 계층과 사회 정의를 먼저 생각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안보·도덕 재무장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개혁적 보수 정당’ 건설이 자신들의 목표라고 밝혔다. 진성 당원제며 상향식 공천 또한 도입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야심찬 계획인데, 일단은 일정 수 발기인 확보가 창당의 관건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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