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ㆍ이회창 다시 손잡을까
  • 金鍾民 기자 ()
  • 승인 1999.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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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잡으면 PK 지역 영향력 커질 것 ‘부담’… 등 돌리면 총선에서 ‘영남 석권’ 어려워
한나라당의 총선 목표는 ‘영남 석권+수도권 선전’이다. 특히 영남 지역의 경우 반DJ 정서가 갈수록 강해지고, 그동안 공을 많이 들여왔기 때문에 ‘석권’을 노려볼 만도 하다. 그러나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부산·경남에서 YS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 하는 점이다. 지난 2일 YS 정권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김광일 변호사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방문함으로써, 양측 사이에 이 문제를 놓고 본격 논의가 시작된 것 같다.

일단 분위기는 좋아 보인다. 김변호사는 “여러 가지 얘기가 있었지만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다. 찾아간 것 자체가 뭔가를 말해주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번에 김변호사가 이총재를 방문한 것은 일단 YS측이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라는 틀을 존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총재측도 “부산·경남 선거에서는 YS와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유연한 반응을 보였다.

YS와 가까운 인사들 가운데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10명 안쪽이다. 김광일 변호사(부산 해운대·기장 갑/현역 의원 김운환 의원), 문정수 전 부산시장(부산 북·서 을/한이헌 의원), 최 광 전 보건복지부장관(부산 사하 갑/서석재 의원), 오규석 전 기장군수(부산 해운대·기장 을/김동주 의원), 김우석 전 건교부장관(경남 진해/허대범 의원), 조홍래 전 청와대 정무수석(경남 의령·함안/윤한도 의원), 김봉조 전 의원(경남 거제/김기춘 의원)이 그들.

YS측은 부산·경남에 관한 한 YS의 영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박종웅 의원은 “YS는 가까운 인사들이 총선에 나설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YS가 야권 단합을 위해 민주산악회 재건을 유보했으니 한나라당이 화답해야 할 차례다”라고 말했다. 부산·경남에서 한나라당 현역 의원이 없는 지역구의 경우 YS 측근 인사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YS 요구 어느 정도 수용할 듯

그러나 이총재측이 YS 진영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총재의 측근인 윤여준 여의도연구소장은 “YS와 가깝다고 배척하지는 않겠지만, 당선 가능성이나 적격성을 기준으로 삼아 엄선하겠다는 원칙은 분명하다”라고 기본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재 부산에서 한나라당 의원이 없는 지역구 5개 가운데 네 군데의 원외 지구당위원장을 거느린 이기택 전 총재권한대행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 문제는 YS측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선 한나라당 각 계파가 이를 선례 삼아 지분을 강하게 요구할 경우, 당내 공천 다툼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또한 부산·경남 지역에 공을 들여온 마당에 YS와 가까운 인사들을 여럿 공천할 경우, 이 지역에서 YS의 정치적 영향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점도 신경 쓰이는 문제다.

그렇다고 YS를 무시하고 총선을 치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YS의 핵심 측근인 박종웅 의원은 “만일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YS 후보가 서로 정면 대결을 벌인다면, 한나라당이 부산·경남을 석권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YS 진영은 한나라당이 섭섭하게 나올 경우 부산 전역에 걸쳐 무소속 후보를 내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YS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경남에서 YS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것은 선거에 도움이 될 리 없다는 것이 부산 지역 의원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혼전이 예상되는 수도권과, 자민련 TK 세력과 김용환-허화평 신당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 대구·경북 지역에 힘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부산·경남에서는 가능한 한 ‘체력 소모’를 줄여야 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총재가 YS측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선에서 타협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쪽 사정에 밝은 부산의 한 의원은 현재 움직이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자격 요건을 갖춘 4∼5명 정도가 공천 대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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