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 김성재 전두환 임창렬 유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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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9.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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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의 청와대 첫 경험‘탈 많은 술’ 폭탄주 시음
말썽 경쟁 앞서거니 뒤서거니‘민심 수렴’ 특명을 받은 김성재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들어가자마자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난 6월28일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저녁을 함께 먹는 자리에서 난생 처음 ‘폭탄주’를 마신 것이다. 그는 폭탄주를 마시기도 처음이려니와, 폭탄주 제조 과정도 이 날 처음 보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수석은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67년 한신대에 입학해 모교 교수로 재직하기까지 그는 음주 가무와는 아예 담을 쌓고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김수석이 폭탄주를 마셨다고 알려지자 정치권 주변에서는 말이 많다. 일각에서는 ‘도대체 폭탄주가 뭔지나 보자’는 심정이었으리라는 옹호론이 나온다. 그를 청와대로 끌어들인 원인(遠因)이 다름 아닌 폭탄주이기 때문이다. 진형구 전 검찰 공안부장의 폭탄주 발언이 없었다면, 아마 민정수석실이 부활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취지가 어쨌든 김수석의 폭탄주 시음은 잘못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마시던 폭탄주도 끊자는 판에, 안 마시던 사람까지 폭탄주를 마셨다는 사실이 영 마뜩치 않다는 것이다. ‘自身감’ 넘쳐 망신당한 전두환 한문 과외 열심히 한 것이 죄?

올해 들어 부쩍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그 ‘자신감’때문에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전씨가 퇴임 후 처음으로 군부대를 방문한 지난 6월30일의 일이다. 그는 서부전선 최전방 전망대에 올라 방명록에 긴 격려문을 썼다. ‘天下第一(천하제일) 師團(사단)을 방문해서 將兵(장병)들의 씩씩하고’까지는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다음이 문제였다. 그는 잠시 머뭇거린 뒤 ‘自身감 넘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라고 적었다. 自信을 自身으로 잘못 쓴 데다, 感(감)자는 아예 한글로 쓴 것이다.

전씨가 자신 있게 한문을 써내려간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1년 전부터 한문 과외를 받아 왔다. 1주일에 한두 차례, 주로 <논어>를 읽으면서였다.

전씨는 바쁜 와중에도 수업 시간만큼은 꼭 지키는 모범생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공부하는 학생의 기가 꺾이는 일이 없도록 주변에서 이번 실수를 너그러이 봐줘야 한다는 것이 측근들의 부탁이다. 3당 총무는 만나면 싸우는데 3당 의원 보좌관은 일심동체

특검제와 국정 조사를 둘러싸고 3당 총무가 매일같이 모여앉아 격론을 벌이고 있는데 3당 국회의원 보좌관들은 사이좋게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이변’ 벌어진 것은 얼마 전 국회 사무처가 발표한 인턴 직원 채용 방침 때문이다.

본래 사무처의 의도는 고학력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의원회관의 각 의원실마다 의정 활동을 보조하는 인턴 직원을 두겠다는 것.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정작 이 예산이 올해 하반기 4급 보좌관 1명 충원을 위해 따놓았던 56억원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3당 보좌관들은 공동 성명까지 내며 ‘편법 예산 집행’과 ‘국고 낭비’라고 몰아붙이면서 인턴 직원 채용 방침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랜만에 정부 정책에 호응해 좋은 일 한번 해보겠다고 나선 국회 사무처는 이들의 반발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이다. 한 관계자는 “여당이고 야당이고를 떠나서 내 밥그릇 지키는 데는 언제든지 ‘헤쳐 모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준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구설 쌍벽’ 임창렬·유종근

창렬 경기도지사(왼쪽)와 유종근 전북도지사(오른쪽)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DJ 정권의 ‘뉴스 메이커’들이다. 두 사람은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끊임없이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다.

옷 로비 사건 직후 임지사가 공관에서 대규모 생일 파티를 열어 세간의 빈축을 사자, 유지사는 이에 뒤질세라 소방용 헬기에 여직원들을 동승시켜 입방아에 올랐다.

최근에도 두 사람은 똑같이 구설에 올랐다. 이번에는 유지사가 먼저였다. 그는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전주 공항 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한 KBS 기자에게 한밤중에 전화로 폭언을 퍼부었다. 유지사는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가 이를 문제삼자 당사자에게 서둘러 사과했지만, 어쨌든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며칠 뒤 씨랜드 수련원 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나자마자 여의도 정가에는 즉각‘씨랜드의 실제 주인은 임창렬 지사’라는 근거 없는 풍문이 쫙 퍼졌다. 임지사가 이 수련원이 소재한 지역의 단체장이라는 것 외에는 수련원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은 물론이다. 아마 정가의 참새들은 난형난제 격인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구설에 오르는 것이 꽤나 아쉬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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