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문희상 김상현 이기택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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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9.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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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호랑이’ 문희상 제2 건국운동 깨물어 구설

국가정보원 문희상 기조실장이 설화(舌禍)에 시달리고 있다. 문실장은 5월7일 성균관대 국제 정치대학원 초청 강연에서 ‘제2 건국운동은 지금처럼 관이 주도하는 방식이 되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 현직 국정원 간부가 공개 석상에서 제2 건국운동을 비판한 것이 워낙 이례적인 데다, 언론이 이를 민감하게 보도해 파장이 일었다.

문실장으로서는 이미 엎지른 물이다. 사실 그는 강연을 수락하기 전에 성대 대학원측으로부터 ‘언론에 알리지 않겠다’고 단단히 다짐을 받았다. 정보기관 간부답게 정치와 안보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할 수 없다는 통보도 해 놓았다. 그러나 DJ 정부의 ‘개혁’에 관해 말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튀어나왔다.

문실장은 “평소의 인식을 말했을 뿐이다. 언론이 전체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한 부분만 집중 보도해 왜곡되었다. 그러나 제2 건국운동에 대한 내 생각은 이미 정부 안에서도 다 아는 얘기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제2 건국운동이 자기가 정무수석으로 있을 때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안을 짰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의 운동 방식에 대한 문제 의식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청천’ ‘의정부 호랑이’라는 그의 별명이 새삼 떠오르는 대목이다.협상의 귀재 김상현 운전 기사 말썽 수습도 역시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이 그의 차를 모는 운전 기사의 음주 시비로 곤욕을 치렀다. 지난 5월4일 밤 김의원의 운전 기사 이 아무개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길 한가운데 정차해 있는 승합차 운전자와 시비를 벌이다가 뒷유리창을 깨는 등 난동을 부려 관할 파출소로 연행된 후 또다시 경찰과 시비를 벌이고 파출소 안의 탁자를 깨는 등 소란을 벌여 불구속 입건되는 사태까지 간 것이다.

김의원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전해 듣고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 파문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는 후문이다. ‘협상의 귀재’‘대한민국 왕발’ 등 수많은 별명답게 김의원만큼 사람 만나는 것과 술 마시는 것 자체를 즐기는 정치인도 없다. 그런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정치권에서 갈고 닦은 그의 순발력이 발휘된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KT 계보 중흥 깃발 올리자 이회창 진영 뜨금

한나라당 이기택(KT) 전 부총재가 이끄는 계보 모임인 ‘민주동우회’가 사무실을 이전했다. 장소는 마포의 옛 민주당사 근처. 50평 남짓한 규모이다. 민주동우회는 5월10일 제법 성대하게 개소식도 치렀다.

KT 특유의 ‘고집불통’에 혀를 내둘러온 이회창 총재측은 벌써부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천을 놓고 예상되는 KT와의 줄다리기는 아닌 게 아니라 이총재로서는 꽤나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KT가 전가의 보도처럼 들고 나오는, 지분 30% 약속을 지키라는 주장은 이총재에게는 골치 아픈 ‘마법의 주문’같은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민주동우회 사무실 이전 비용도, KT가 마포 민주당사 매각 자금의 30%를 달라고 집요하게 요구해 당으로부터 따낸 2억원으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KT는 요즘 지구당(부산 동래 을)에서 살다시피 한다. 부인 이경의씨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각오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안에는 KT가 각오를 새롭게 다질수록 불안해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기자 덕에 퇴출 면한 김현미 가는 정 있으니 오는 정 있더라?

국민회의 김현미 부대변인은 별명이 ‘일 당 백’이다. 회의 참석·브리핑·논평 같은 공식 업무는 물론이거니와 출입 기자들의 확인 요청과 개인 민원까지 힘 닿는 대로 돕기 때문이다. 김부대변인을 찾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백 통씩 온다며 대변인실 직원들이 투덜댈 정도다.

김부대변인이 오랜 당직 경험을 밑천 삼아 대형 사안이 터질 때마다 취재원을 소개하고 정치적 해석도 곁들여 주니 기자들에게 인기 만점일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최근 부대변인 직에서 밀려날 뻔했다. 김영배 총재권한대행이 새로 영입할 사람을 위해 자리를 비워두어야 한다며 정리 해고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대행실 주변에서는 대타로 아나운서 출신 여성 방송인의 이름까지 거론되었다. 한마디로 미모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대행실의 방침은 국민회의 기자단이 반발하는 바람에 즉각 철회되었다. 기자들이 그의 방패막이가 된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위기를 넘긴 그는 성실이라는 덕목이 정치권에서도 통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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