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마당]김운환 · 이부영 · 김경재 ·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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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7.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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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이수성→이인제 김운환 의원 방황의 끝은?
여권 예비 주자들 간에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지구당위원장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 신한국당 김운환 의원의 갈지자걸음은 유독 눈에 띈다. 신한국당 부산시지부장이자 정발협 핵심 5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김의원은, 지난 4월 말에는 같은 부산 출신인 박찬종 고문을 지지하기로 마음을 굳힌 듯이 보였다. 당시 그는 “우리 당 대선 주자들은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는 쪽과 부동산 투기꾼처럼 무임 승차하려는 두 부류가 있다”라면서 박찬종 고문은 본인이 노력하는 편이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 뒤 정발협 내부 여론이 이수성 고문을 지지하는 쪽으로 흘러가자 그는 대세에 순응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이고문이 주도하는 모임에 한동안 빠짐없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다 텔레비전 토론 이후 이수성 고문의 지지율이 좀처럼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근에는 이인제 지사 지지 쪽으로 급선회했다. 7월3일 밤 그의 보좌관인 김종수씨는 이지사를 지지하는 보좌관 모임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이지사를 제외한 다른 후보 진영에서는 ‘김의원이야말로 무임 승차하려는 부류가 아니냐’고 비난하고 있다.
KT 지원 앞장선 이부영 ‘민주당 대통령 후보’ 눈독

민주당 이부영 의원이 15대 대선 출사표를 던질 것인가. 6월25일~7월3일 미국 하버드 대학 동아시아연구소 초청 세미나에 참석하고 돌아온 이의원이 대선 마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친한 지구당위원장 몇몇과 만나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 전당대회 대비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곧 포항에 내려가 박태준씨와 어려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기택 총재를 적극 도울 예정인데, 그의 입장이 매우 미묘하다. 이총재가 포항에서 기사회생하면 그가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일단 이총재를 힘껏 도와 당원으로서 의무를 다한 뒤 그래도 이총재가 패할 경우 당내 경선에 나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민주노총이나 재야의 전국연합 등이 내세우려는 후보 중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아직 특정 후보를 지지할지 내부 입장을 정하지 않았고, 전국연합은 여론의 지지를 받는‘우리 후보’를 밀자고 결정했다. 그의 한 측근은 현재 그가 ‘모든 창구를 열고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다.
본업도 살리고 홍보도 하고 ‘DJ의 여인들’ 쓰는 김경재 의원

자나깨나 ‘김대중 알리기’에 골몰하는 국민회의 김경재 홍보위원장이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바로 ‘DJ의 여인들’에 관한 내용을 출간하는 것. 김총재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홍보하자는 취지이다. 출판 시점은 가을께로 잡고 있다. 60년대 서울대 재학 때부터 DJ와 가깝게 지낸 김의원은, 김총재의 청년 시절 뒷얘기까지 훤히 꿰고 있는 몇 안되는 인물. DJ의 첫사랑에서부터 이희호 여사에 이르기까지 20여 명의 여성이 등장할 예정이다.

벌써 출판사들의 유치 경쟁이 치열해 신바람이 난 김의원은, 그러나 ‘어디까지 써야 하느냐’는 문제에서 고민이 적지 않다. 가장 고심스런 대목은 창랑 장택상의 딸과 얽힌 얘기. 당시 장의원의 딸을 놓고 정식 비서였던 YS와 잠시 공보 업무를 맡았던 DJ 사이에 신경전이 대단했다는 전언이다. 김의원에 따르면, 양김의 경쟁은 이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김의원은 “두 정치 지도자가 모두 얽혀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다”라고 말한다.

아무튼 김의원은 ‘DJ의 여성들’ 출판을 기획하면서 얼굴이 활짝 폈다. 워낙 잘 아는 사안이기도 하거니와 오랜만에‘잉크 냄새’를 맡게 되었기 때문이다. <김형욱 회고록>의 저자인 김의원은 평소 자기 본업이 정치인이 아니라 작가라고 말해 왔다.
“대권 표밭만 갈지 말고 진짜 밭 갈러 갑시다”

‘농활 갑시다’. 요즘 국회 의원회관 302호 민주당 김홍신 의원 방에 가면 누구나 듣게 되는 말이다. 팽팽 돌아가는 대선 정국과 동떨어진 제의에 듣는 사람은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하지만 김의원은 생각이 다르다. 대권을 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민생 현장에 파고드는 정치인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소신에 따라 김의원은 8월1일부터 3박4일간 전남 보성에 내려가 농촌 봉사 활동을 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대학생들처럼 모내기를 하거나 밭에서 김을 매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이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의료 봉사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MBC <라디오 동의보감>으로 유명한 신재용 한의사를 포함한 의료진 10여 명과 순천대 한약자원학과 학생 2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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