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마당] 문희상 이한동 최재승 이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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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1998.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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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유출 누명 벗은 문희상 하마터면 문서 유출누명 쓸 뻔

3개월 동안 현정권의 첫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문희상 안기부 기조실장. 그는 최근 안기부의 정치 개입 논란을 부른 문건이 언론에 공개되자 잠시나마 구설에 올랐다. 일부 언론이 그가 정무수석 때 안기부로부터 올라온 문건을 국민회의측에 넘겼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그 언론사에 ‘정무수석 때 그 문건을 본 것은 사실이나 즉시 파쇄했다. 내 손에서 유출되었다는 것은 전혀 터무니없는 얘기다’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 보도로 인해 그는 안기부 내에서 짧은 기간이나마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다는 것이다.

다행히 박지원 청와대 공보수석이 자기가 문제의 문건을 참고하라며 국민회의측에 넘겼다고 밝혔기 때문에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따라서 문건은 안기부 신 건 2차장→박지원 공보수석→조세형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신기남 대변인이라는 경로를 거쳐 언론에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안기부 주요 간부 직을 맡고 있지 않다면 별 것도 아닐 법한 문서 누출 혐의가 지금의 그에게는 크나큰 무게로 다가갔던 듯하다.
이한동의 DJ 공격 당권 노린 ‘성동격서’ 노림수?

한나라당 이한동 부총재가 ‘단칼’이라는 별명답게 오랜만에 여권을 향해 칼을 빼어들었다. 그는 16일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현정부는 우파를 정치 사정으로 다스리고, 우리 사회의 좌파와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상전향제 폐지와 햇볕 정책을 우파적 시각에서 비판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총재 경선을 염두에 둔 측면이 강하다. 즉 DJ와의 대립각을 날카롭게 세움으로써 반사적으로 당내 보수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숱한 합종 연횡 시나리오가 난무하지만, 이부총재의 공식 입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 사실 당 안팎에서는 이부총재와 조 순 총재간 후보 단일화설이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부총재가 DJ에게 예각을 세워 가는 것과는 별개로, 전당대회 이후 예상되는 한나라당 내분 과정에서 여권과 ‘빅딜’을 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정가에서는 이부총재 측근 출신인 자민련 김일주 의원이 JP와 이부총재 사이에서 밀사로 뛰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물론 이부총재측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뛴다.
아태재단 후원회장 최재승 감투 쓰고, 일복 터지고…

동교동 핵심이면서도 그동안 이렇다할 당직을 맡지 못했던 최재승 의원이 최근 ‘굵직한 감투’를 하나 썼다. 아태재단 후원회장. 얼핏 보아 DJ 없는 아태재단의 후원회장이 무슨 감투냐고 할지 모르지만, 결코 호락호락한 자리가 아니다.

아태재단은 김대통령이 내심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일 뿐 아니라 앞으로 상황에 따라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미 김대중 정권의 ‘인재 산실’로 눈길을 모았던 아태재단의 문을 두드리려면 통상 거쳐야 하는 관문이 바로 후원회다.

최의원이 이 자리를 맡게 된 데에는 대통령의 신임 외에도 경희대 동문인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과의 학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동문이어서 서로 편했을 것이다. 부지런하고 정치 감각이 빠르기로 소문난 최의원에게 뒤늦게나마 일복이 터진 셈이다.
“선거운동 열심히 안한다”정치권 입방아에 이상수 ‘흥분’

이번 7·21 재·보선의 ‘유일한 성과’는 어쩌면 이 나라 국회의원이 어떤 존재인지를 새삼 곱씹게 해주었다는 점인지도 모른다. 국회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해 제헌 50주년 행사를 김수한 전 의장이 주관한 점도 그렇거니와, 국회의원들이 재·보선 지역 ‘동책(洞責)’으로 선거에 동원된 현실은, 대한민국 정치의 슬픈 초상이 아닐 수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동책을 맡은 현역 의원이 ‘얼마나 열심히 뛰고 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왈가왈부 입방아를 찧는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의 경우. 이의원은 종로 지역 부암동 동책을 맡았다.

이번 재·보선에서 국민회의는 동별로 ‘원내 1명 원외 1명’을 묶어서 투입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 이의원과 같은 조였던 심재원 위원장이 오유방 전 의원으로 교체되자 엉뚱한 말이 나돌았다. 즉 ‘상부’에서 선거에 임하는 이의원의 자세를 문제 삼아 오씨를 투입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였다. 이의원은 도대체 누가 그런 말을 만들어 내느냐며 흥분했지만 사실이든 아니든 정치판의 입방아는 끊이지 않았다. 정말 ‘정치가 뭐기에…’라는 말이 절로 나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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