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JP 연대’ 구축되나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2.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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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사수’ 이해 같아…박근혜 가세 여부 주목
"오늘 부는 바람 다르고, 내일 부는 바람 다르다.” “오늘은 오늘의 논리가 있고, 내일은 내일의 논리가 있다.”
자민련 김종필 총재(JP)가 가끔 하는 말이다. 정치는 생물과 같아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 수 없으니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면 된다는 말이다. 이처럼 JP의 최근 행보를 잘 설명해 주는 말도 없는 것 같다.





그에게 ‘오늘’은 6월 지방 선거이다. 이 선거 결과에 따라 그 이후 그가 움켜쥘 카드의 성격과 폭발력은 크게 달라진다. 5월3일, 민주당 이인제 전 상임고문과 골프 회동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충청권과 관련한 두 사람의 기본 이해 관계는 완전히 일치한다. 이씨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쟁에서 탈락함으로써 민심이 급격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쪽으로 몰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는 충청권 유권자의 70% 정도가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JP는 이원종 충북도지사가 한나라당에 입당함으로써 충북을 상실한 데 이어 대전·충남 지역을 수성하기에도 힘겨운 상황에 몰렸다. 최근 자민련 부총재와 당무위원을 지낸 김현욱 전 의원이 탈당하며 한나라당 입당을 시사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인제씨로서도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지지 기반 자체가 한나라당의 공세에 붕괴할 위험에 처해 있다. 지방 선거 이후 전개될 정국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무언가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두 사람은 일단 공동 전선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씨는 “지방 선거 때 김총재를 돕겠다”라고 했지만, 정가에서는 시기가 너무 촉박해 효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많다.



이른바 IJP 연대의 한 축으로 거론되는 한국미래연합의 박근혜 의원도 지방 선거와 관련해 이들과 공통점이 있다. 한 측근은 이회창-노무현의 양강 구도에서 살아 남으려면 약자끼리 서로 힘을 보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교섭단체가 되지 못한 자민련이나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미래연합이 지방 선거를 원만히 치를 돈이 없는 것도 이들의 연대를 강제하는 한 요인이다.



하지만 3자간 연대 움직임은 지방 선거를 앞둔 고육지책이라는 성격이 짙어 지방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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