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 인간’이 좋아
  • 소종섭 기자 (kumkang@sisapress.com)
  • 승인 200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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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원, 교통체증 피하고 건강 챙기려 조기 출근
아직 새벽의 차가운 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8월27일 아침 6시20분,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정문으로 들어섰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부스스한 얼굴에 한 손에는 운동복이 들어 있는 종이가방을 든 차림이었다. 기자가 왜 이렇게 일찍 오셨냐고 묻자 그는 “보통 이 시간에 출근한다”라고 말했다.

밤이 깊을수록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저녁형’ 의원들의 반대편에는 우의원처럼 새벽 이슬을 먹으며 아침을 여는 이른바 ‘새벽형’ 의원들이 있다. 보통 아침 6시30분쯤이면 10명이 넘는 의원이 의원회관에 출근한다.

새벽형 의원들의 공통점은 우선 운동을 즐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헬스기구와 간단한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의원회관 지하 2층 건강관리실은 아침 6시부터 바쁘다. 연회비가 60만원인 건강관리실에 등록한 의원이 1백50명이 넘을 정도, 또 국회에서 비교적 집이 멀리 떨어져 있는 의원들 가운데 새벽형이 많다. 열린우리당 심재덕(경기도 수원)·최용규(인천 부평)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새벽에 집을 나오면 교통 체증을 피할 수 있어서 시간을 훨씬 절약한다고 입을 모은다.

보통 아침 7시30분에 시작되는 각종 회의를 준비하느라 어쩔 수 없이 새벽형이 된 의원도 많다. 특히 17대 들어 국회의원들의 정책 입안 능력이 강조되면서 각종 연구 모임이 많이 만들어져 새벽형 의원이 16대보다 늘어났다. 한나라당 윤건영·열린우리당 전병헌 의원이 그런 경우다.

전병헌 의원의 수첩은 아침 7시나 아침 7시30분 약속으로 빼곡했다. 그는 회의가 워낙 많아 아침 일찍 출근하는 의원이 많다고 말했다. 회의도 회의지만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처럼 석간인 <문화일보> 정치부장을 지내 새벽에 출근하는 것이 몸에 밴 의원들도 있다.

8월27일에는 유난히 새벽형 의원이 많았다. 이날 아침 7시, 의원회관에서 5분 거리인 국회 본청 뒤 축구장에는 40명 가까운 의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국회의원 축구팀과 부산 사하구 환경미화원 축구팀과 한판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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