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상무, 미국 연수길 오르나
  • 장영희기자 (mtview@sisapress.com)
  • 승인 200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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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사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참가설 돌아…삼성전기 사장 기용설도
삼성그룹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보잉 사로 단기 연수를 떠날 것이라는 풍문이 재계에 돌고 있다. 삼성이 추진하고 있는 보잉 연수 건은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 사는 후계자 양성 교육기관인 보잉리더십센터(BLC)를 운영하고 있다. 보잉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야심차게 꾸리고 있는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은 24일 동안 열리며 해마다 부정기적으로 몇 번씩 개설된다. 엄선된 교육 참가자들은 글로벌 조직을 꾸리기 위해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며 맞닥뜨리는 과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받는다.

삼성 인력개발원과 보잉리더십센터 관계자들이 2월27일 서울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다. 이 만남은 보잉측 요청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한다. 보잉측은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오른 삼성과 교육 프로그램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보잉 임원이 아닌 이재용 상무가 특별 자격으로 교육에 참가하는 사안이 논의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5년 전 보잉사는 GE(제너럴일렉트릭)의 ‘인력사관학교’인 존 웰치 리더십개발센터 부센터장을 스카우트해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 보잉리더십센터를 세웠다. 이곳은 애칭인 크로톤빌 연수원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재용 상무는 이미 2002년 9월23일부터 3주간 뉴욕 주 오시닝의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최고경영자 양성 과정(EDC)을 수료한 경험이 있다.

GE의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보잉리더십센터 연수에 이상무가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이 고려되었다는 관측이 있다. 하나는 GE 못지 않게 보잉 글로벌 프로그램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어 경영 수업 차원에서 이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워낙 시끄러운 국내 정세를 피해 잠시라도 나가 있는 것이 좋지 않으냐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 삼성 구조조정본부는 불법 대선자금 제공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소환될지 여부를 파악하느라 극도로 날이 서 있다. 경영권 대물림의 단초가 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건에 대해서도 삼성은 2월25일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을 일단 연기해놓았지만 ‘피를 말리는’ 사안일 수밖에 없다.

이상무를 삼성전기 사장으로 전격 기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상무를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은 삼성전기에 보내 경영 능력을 입증해 보인다는 이른바 정면 돌파 방안이다. 삼성전기의 경영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매각설까지 나돌았다고 한다.

삼성 사정에 밝은 한 재계 인사는 “성사 여부는 두고 보아야 하지만 이재용 상무의 보잉 연수가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삼성전기 사장 기용도 구조본에서 하나의 방안으로 언급되었다고 들었다”라고 귀띔했다. 현재 이상무는 이건희 회장과 함께 일본에 체류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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