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도 '밑진 장사' 수두룩
  • 소종섭·이문환 기자 (kumkang@e-sisa.co.kr)
  • 승인 2001.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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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31%가 '허덕'…한솔, 5개로 최다


세기업에 하나꼴로 '열등생'이 있기는 대기업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자산 규모 기준으로 15대 그룹에 속한 76개 상장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1이 안되는 기업은 모두 23개로 전체에서 31%를 차지하고 있다.




열등 기업이 가장 많이 소속된 그룹은 한솔그룹이다. 한솔전자(1.28)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사의 이자보상배율은 1에 미치지 못한다.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한 계열사 세 곳을 제외하면 주력 기업인 한솔제지는 0.19로 그룹 내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 위기 이후 제지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계열사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지나치게 많이 쌓인 탓도 크다고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한다.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그룹에조차 돈을 벌어서 이자 갚기에도 허덕이는 기업이 둘이나 있다. 삼성전기(0.17)와 삼성엔지니어링(0.92)이 그렇다. 삼성전기는 전세계적인 IT 경기 침체라는 직격탄을 맞아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천3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2001년 상반기에 4대 그룹 중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현대그룹에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은 없다. 하지만 올해 7백60억원 손실을 내는 바람에 주력 기업의 체면을 구긴 현대상선은 이자보상배율이 고작 1.09. 돈을 번다 하더라도 이자를 갚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볼 수준이다. 이처럼 현대상선이 어려워진 이유로 꼽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지난해 새로 선박을 사들여 차입금이 많이 늘어난 데다가 금융기관들이 현대그룹 지주 회사나 다름없는 상선 쪽에 '현대 리스크'를 감안해 고율 이자로 돈을 빌려 주는 바람에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환 위기 전부터 구조 조정을 벌여온 두산그룹은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끌어들인 차입금 부담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주)두산의 이자보상배율은 0.81로 올해 상반기에 지출한 이자 비용만 천억원이 넘는다. 한화그룹과 쌍용그룹의 계열사 중에서 지난해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이었던 곳들은 올해도 '변함 없이' 저조한 실적을 거두었다.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각각 59.2%, 29.2%씩 늘어나며 콧노래를 부른 LG그룹과 SK그룹에도 이자를 갚을 만큼 영업 이익을 내지 못한 계열사가 넷이나 있다. LG의 경우 지난해 말 노사 분규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데이콤(0.18)과 2001년 상반기 영업 이익 적자를 낸 LG산전이 그 주인공. SK는 SKC(0.87)와 SK케미컬(0.93)이 그렇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사 사이에서도 열등 기업 숫자가 적지 않다는 점은 부채 비율 200% 억제와 출자총액 제한 조처 같은 재벌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기업들이 외형 위주에서 수익성 위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는 것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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