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복제는 고부가가치 산업?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3.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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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수태·장기 이식·줄기세포 치료 등에 이용…시장 규모 ‘상상 초월’



영국이 복제 인간 출현을 반대하면서도 인간 배아 복제 연구를 허용한 것이나, 클로네이드 사가 비난을 받으면서도 인간 복제 연구를 고집하는 데는 상업적 속셈이 숨어 있다. 겉으로는 의학적 가치나 종교적 신념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으로는 복제 기술로 돈 벌 궁리를 하는 것이다. 예컨대 돌리를 복제하는 데 관련된 기술 한 가지만으로도 무려 60억 달러(7조2천억원)를 벌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기술을 확보하는 데 투자되는 연구비도 만만치 않다. 신약 한 가지를 개발하는 데 10~15년 동안 1조5천억원이 들어간다. 복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줄기 세포 연구에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 10년 동안 국내 줄기 세포 연구를 담당하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비용만 천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미국이 이 분야에 쏟아 붓는 연구비의 수십 분의 1 수준이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줄기세포연구센터의 한 해 예산이 1백20억원이다. 미국에는 줄기 세포를 연구하는 대학과 연구소가 수없이 많다.


특허 하나만 얻어도 ‘돈방석’


그렇게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 부어 얻어낼 복제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아직 정확하게 계산하기 어렵다. 다만 현 수준에서 예측할 수 있는 복제 기술 적용 분야는 인간 복제, 장기 이식, 줄기세포 치료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클로네이드가 주장하는 것처럼 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면 인공 수태 시장을 대체할 수 있다. 한국에서만 불임 부부는 100만 쌍이 넘고, 매년 1만 건이 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 이루어진다. 1년에 아기 3천~4천 명이 시험관 시술로 태어난다. 시험관 아기 시술 비용은 1백50만~2백만 원 가량이어서 시장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인간 복제 시장으로 전환할 경우 시장은 순식간에 팽창한다. 클로네이드 사가 주장하는 인간 복제 비용은 20만 달러(2억4천만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리 문제 때문에 복제 기술이 새 생명을 만드는 데 적용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복제 기술이 장기 이식과 줄기 세포 치료에 이용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복제 기술은 현재 치료 기술이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백혈병·파킨슨씨병·당뇨병·알츠하이머병(치매) 등 세포성 질병 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원래 기능을 맡고 있던 신체의 특정 세포가 제구실을 못하기 때문에 생긴 질병이므로 정상 기능을 가진 세포를 만들어 주입하면 치료될 수 있는 것이다. 또 자신의 체세포를 복제해 장기를 배양하면 면역 거부 반응 없이 이식할 수 있다.


복제 기술을 이용한 줄기 세포 연구로 이 시장들을 대체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한국에서만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매년 만명이 넘는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천억원 가량 된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줄기 세포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1억명 이상이다. 현재 백혈병 치료 시장 규모만 해도 수조원 가량이다. 그래서 <사이언스>지는 5~10년 안에 줄기 세포 치료 시장이 3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분야에서 특허 하나만 얻는다 해도 해당 과학자나 국가는 돈방석에 앉는 것이다. 우수한 형질이나 특별한 질병 치료 효과를 가진 동물 복제 기술 분야까지 계산하면 시장은 더 커진다.
종교계의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연구비를 아끼지 않으며 세계 선진국들이 복제 기술 연구에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열매가 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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