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미리미리, 현대는 그때그때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3.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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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기업의 로비 활동 비교/SK·LG는 있는 듯 없는 듯



"삼성은 사전에 움직이고, 현대는 일 터지면 몰려온다. SK는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고, LG는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 한 중견 정보기관원의 총평이다.
‘로비의 SK’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SK는 위기가 닥치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SK는 평소 정보팀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았다. 인원도 구조조정본부에 소속된 3∼4명이 고작이었다. 이들의 주임무는 그룹 수뇌부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수준이었다.


SK는 판검사 출신을 영입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판검사 출신 2∼3명을 영입하려고 면접까지 보았다. 하지만 최종 단계에 급여 조건을 따지다가 채용을 포기했다. SK는 이 일을 지금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현대는 방침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여서 본래부터 정보팀이 허약했다. 그나마 활동하던 정보맨들도 임원에게 소속되어 있어 윗사람이 갈리면 함께 거세되었다. 왕자의 난 이후 몇 차례 숙청으로 그룹 정보맨들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다만 현대자동차가 올해 초부터 정보팀 강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구조조정본부 기획총괄본부 산하에 7∼8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10명 정도를 충원해 두 팀을 더 꾸릴 계획이다. 특히 한 팀은 민주당 실세 ㅈ씨와 한나라당 중진 ㄱ씨의 보좌관과 비서관 출신 등 정치권 인맥으로 짰다.


LG그룹은 구조조정본부 내에 경영정보팀을 운영하고 있다. 정보맨을 정부 고위 관료 출신 팀장 밑에 10여명 두고 있다. 하지만 DJ 정부 들어 빅딜과 IMT2000 사업 선정에서 밀리면서 정보팀의 활동도 눈에 띄게 위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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