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에 ‘눈높이’ 맞추다
  • 이철현 기자 (leon@sisapress.com)
  • 승인 2004.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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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자 (주)대교 회장, 초일류 교육전문기업 향해 해외 시장 공략 박차
송자 회장은 ‘눈높이 교육’으로 유명한 ㈜대교를 세계 최대 교육전문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대교는 현재 교육전문 기업으로서는 일본 구몬에 이어 세계 2위다. 송 자 회장은 “㈜대교 회원 수는 2백40만명으로 세계 1위인 일본 구몬의 회원수 3백만명에 바짝 다가섰다. 조만간 세계 최고 교육전문기업의 이름이 ㈜대교로 바뀔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회장이 세계 최고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운 1차 과제는 매출 1조원 돌파다. 지난해 매출액은 8천4백억원이고 영업이익은 8백40억원. 내수 침체가 극심한 와중에서 올해 매출은 오히려 8천7백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파른 성장세에다 해외 시장 진출까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1위 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회장 취임 후 대도약

송 자 회장은 해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 학습지 시장이 포화 상태이므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해외 시장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겠다는 계산이다. ㈜대교는 1991년 미국에 ‘눈높이’를 수출하기 시작한 이래 현지 법인 10곳, 프랜차이즈 8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영국 호주 일본 필리핀 중국 하와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장을 넓히면서 해외에서만 회원을 1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대교는 사업 다변화 전략 차원에서 유아 사업과 학습교구재 사업, 방과후 학교 사업, 국내 최대 교육 사이트인 에듀피아닷컴을 통한 온라인 교육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송회장은 “신규 사업은 세계 최고의 교육전문기업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해야 할 분야다. 2009년까지 신규 사업 매출 비중을 50%로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대교의 눈부신 비약은 송회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연세대 총장·명지대 총장·교육부장관을 지내고 2001년 기업 최고경영자로 변신했다. 친분이 두터운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기회 있을 때마다 경영권을 맡아달라고 제의했으나 번번이 거절하다가 수락했다. 교육부장관까지 지낸 교육 전문가로서는 보기 드문 사례였다. 송회장은 “경영이라는 관점에서는 기업이나 교육기관이나 비슷하다. 목표와 전략을 제시한 후 구성원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게 하면 회사나 교육기관의 경쟁력은 올라가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송회장은 2001년 4월 취임하자마자 전략컨설팅업체인 매킨지에 자문해 ㈜대교를 혁신했다.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것이다. 송회장은 교육자 출신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탁월한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취임한 지 불과 2년 만에 매출액을 6천억원대에서 8천억원대로 끌어올렸다. 또 지난 2월 교육기업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데도 기여했다. 송회장은 기업 내실을 단단히 다지면서 대주주들을 일일이 설득했다.

송 자 회장의 경영 수완은 대학 총장 시절부터 정평이 났다. 연세대 총장 시절 학내외 반대를 무릅쓰고 교수평가제를 도입해 교수 질을 높이고 대학발전기금 1천억원을 끌어들였다. 공교육과 사교육 경영을 두루 경험한 그의 경영 철학은 ‘심부름꾼 CEO론’이다. 송회장은 최고경영자를 심부름꾼에 비유한다. 그는 “대학 총장 때는 학교·학생·교수 들의 심부름꾼이었고, 지금은 회사·직원·고객의 심부름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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