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아물지 않은 JMS '종교 테러' 1년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4.09.14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JMS 신도들의 폭행 사건 가담자로 지목…피해자 아들 “내부 고발자 통해 확인”
2003년 10월29일 밤. 경기도 용인시 구성읍에 사는 김민석씨(63)는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도중 괴한 여러 명으로부터 습격 받았다. 괴한들은 김씨의 승용차 유리창을 박살 낸 후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로 김씨 얼굴을 마구 때렸다. 자동차 안은 피로 흥건했다. 김씨는 얼굴뼈가 함몰했고, 아직도 안면신경 마비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범인들은 종교집단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소속 목사와 신도들이었다.

지난해 가을은 종교 테러의 계절이었다. 2003년 7월 기독교복음선교회 정명석 교주가 홍콩에서 체포된 이후 이 교단 신도들은 연이은 보복 폭력을 저질렀다. 테러의 대상은 평소 정명석 교주의 성폭행 비리를 폭로하면서 교주의 행방을 추적해 온 엑소더스(Exodus) 회원들이었다. 10월29일 테러를 당한 김민석씨는 바로 엑소더스 모임 회장 김도형씨(32)의 아버지였다. 2003년 8월20일 밤 기독교복음선교회 신도들이 서울 방배동 엑소더스 사무실을 습격했을 때 취재 중이던 <시사저널 designtimesp=26338> 기자도 폭행을 당한 일이 있었다(<시사저널 designtimesp=26339> 제723호 2003년 9월4일자 참조).

그 ‘악몽의 가을’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기독교복음선교회와 엑소더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범인들이 도주해 미궁에 빠질 뻔했던 김민석씨 테러 사건의 경우 범인 7명이 휴대전화 위치 조회를 통해 체포되었다. 1심에서 징역 6월~5년형을 받고 2심 재판 중이다. 수사 결과 이들 목사·신도 들은 테러를 위해 현장을 20일간 답사하고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테러 작전명은 ‘여우사냥’이었다.

엑소더스 회장 김도형씨는 “아버지 폭행 사건에 연루된 공범 가운데 초등학교 교사도 있지만 체포는커녕 경찰 수사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답답하다”라고 주장했다. 그가 지목하는 미체포 공범은 현직 인천 ㅅ초등학교 교사인 박 아무개씨다. 김도형씨는 “JMS 교단 내부 고발자로부터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박씨가 공범이 아니라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라”며 지난 8월 인터넷 게시판에 실명을 적었다.

엑소더스 회장, 교사 실명 인터넷에 폭로

김씨가 박교사를 공범이라고 의심하는 근거는 그가 테러 발생 이틀 전인 2003년 10월27일 저녁부터 28일 새벽까지 사고 현장 주변에 있었다는 휴대전화 위치 조회 기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곳에서 구속된 피고인들의 비밀 휴대전화 번호로 수차례 통화했다. 기독교복음선교회에 입교한 지 12년째인 박씨는 테러 사건이 있은 직후인 11월 결혼해 전도사가 되었다.

당사자인 박교사는 “오래 전 일이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 아는 사람 집이 용인에 있어서 머물렀을 수도 있다. 용인에 갔었는지 안 갔었는지도 모르겠다. 구속된 사람들은 다 아는 동료 신도들이기 때문에 밤늦게 통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김도형씨의 실명 폭로에 대해서는 “교단에서 사랑을 강조하기 때문에 일단 참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김도형씨의 제보를 받은 경찰은 지난 8월 박씨에게 출석을 요구하는 전화를 했다. 하지만 박씨는 “연수중이어서 출두할 수 없다고 답했더니 이후 다시 연락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9월9일 서울고등법원 404호 재판정에서 김민석씨 보복 테러 사건에 대한 마지막 공판이 열렸다. 피고 중 한명인 신철식씨는 최후 변론에서 “요즘 군대에서는 때린 사람뿐만이 아니라 맞은 사람도 같이 처벌한다. 재판장님은 이를 고려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가 ‘맞을 짓’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도형씨의 부친 김민석씨는 기독교복음선교회나 엑소더스와 관련해 아무런 활동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2심 선고는 9월24일에 있다.

홍콩에서 체포되었다가 보석금 10만 달러를 내고 풀려난 정명석 교주는 중국으로 도주했으며 현재까지 인터폴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