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초 여성 부통령 마슈메 에브데카르 인터뷰
  • 崔寧宰 기자 ()
  • 승인 1998.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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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초의 여성 부통령 마슈메 에브데카르(38·환경 보건 담당)를 10월3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97년 취임 후 개혁·개방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권운동가인 마슈메 에브데카르 부통령은 하타미 정부 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마슈메 에브데카르 부통령은 엄격한 회교 율법이 지배하는 이란에서 하타미 대통령의 여성 정책 특별 고문도 맡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이 취하고 있는 개혁의 핵심은 무엇인가?

이란에 시민 사회를 건설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하타미 대통령은 이란 헌법에 따라서 국민 자유를 확대하고, 이란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대통령은 여성과 젊은이의 사회 활동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외 정책의 기본 목표는 미국 등 세계 모든 나라와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란 정부의 여성 정책을 이끌고 있는데, 이란 여성 문제의 쟁점은 무엇인가?

이슬람 율법에 따라서 여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맘 호메이니는 여성의 사회 활동을 늘리기 위해 전략적인 노선을 만들었다. 다른 나라와 차이점은 많지만 이란은 그동안 여권을 신장하기 위해 여성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법을 많이 도입했다. 여성 정치 참여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런 변화는 97년 하타미 대통령이 집권한 뒤부터 가속도가 붙었다. 현재 이란 국회의원 가운데 14명이 여성이다. 수치로 따지자면 5%인데 이 비율이 너무 적어 더 늘릴 계획이다.

이란 여성 정책의 기본 방향은 무엇인가?

이란의 여성 정책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서방과 달리 이란은 가족을 튼튼히 묶는 것이 가장 핵심적 여성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발전하는 데는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 깨끗하고 건설적인 가족이 있다면 미래에 도덕적이고 발전적인 인간을 만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여성의 정치·경제·사회·문화 활동을 넓히고 지원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남편이 없는 일부 여성들이 아이를 훌륭히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농촌 여성을 돕는 것이다. 여성의 가족내 활동과 사회 활동을 지원하고 조화시키는 것, 이것이 이란이 펼치는 여성 정책의 핵심이다.

여성을 가족 안에 묶어 두려는 시도 자체가 남성 위주의 가치관 아닌가?

우리는 훌륭한 어머니가 있어야만 좋은 인간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란은 사회 전체가 어머니 역할을 존경하고 떠받드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도와야 가능하다. 또 여성들이 사회 활동을 할 때는 직장 동료와 국가가 그 활동과 어머니 역할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 이란은 서방과 달리 여성의 상품화를 인정하지 않고 사회에서 존경받는 깨끗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야외에서 검은색 차도르를 쓰도록 하는 것은 여성에 대한 억압이 아닌가?

그같은 인식은 서방 언론이 조작한 결과이다. 어느 나라든지 그 민족만의 독특한 옷차림과 전통적인 관습이 있다. 이란에서 여성들은 자기 선택에 따라서 하얀색 만토를 쓰고 검은 차도르를 입는다. 이는 이란의 전통 의상이다. 현재 이란 여성들은 자유롭다. 옷차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직까지 이란은 남성 위주 사회라 할 수 있다. 여성으로서 부통령이 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아시아의 다른 여성 지도자처럼 남편이나 부모 덕을 보거나, 하타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가?

입각하기 전에 대학 교수로서 이란의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이끌고 국제 여성 NGO 활동을 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입각했다. 굳이 하타미 대통령과의 인연을 말하자면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 2개월 동안 신문을 같이 만든 적이 있다. 또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표를 얻기 위해 하타미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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