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양 맹주’ 미국의 야망
  • 워싱턴·정문호 통신원 ()
  • 승인 2004.07.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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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구조 개편·전력 증강하는 ‘해양력21’ 발동
항공모함 전단 12개와 거대한 수륙양용 공격함대 12개를 필두로 잠수함·순양함·구축함·프리깃함 등 각종 전함 3백60여 척과 토마호크 미사일을 포함한 최첨단 무기 체제로 무장한 미국의 해군력은 세계 최강이다. 이중 3분의 1이 연중 해외에 배치되어 있으며, 나머지 전력의 20%도 유사시 언제든 분쟁 지역에 출정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완벽한 시스템’을 자랑해온 미국 해군도 새로운 도전과 위협에 맞서 대대적인 전력 증강 사업과 구조 개혁에 나서고 있다.

미국 해군 구조 개편과 그에 따른 전력 증강은 2002년부터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버논 클라크 해군 참모총장이 ‘해양력 21(Sea Power 21)’이라는 이름으로 해군을 개조하는 분야별 방안을 발표한 것이다. 그는 당시 “해군도 이제 21세기가 요구하는 새 도전에 부합하도록 완전히 틀을 바꿔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가 밝힌 새 군사 전략 개념의 골자는 크게 세 가지이다. ‘해상 공격’ ‘해상 방어’ ‘해상 기지화’. 이 전략 개념은 집중적인 내부 검토 과정을 거쳐 2003년 9월 고든 잉글랜드 해군장관의 승인을 받아, 해군 구조 개편의 공식 지침으로 확립되었다.

구축함 한 척으로 완벽한 군사 작전 펼쳐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특히 ‘해상 공격’ 개념은 정밀 유도장치에 의한 적진 파괴를 주요 특징으로 삼고 있다. 지난해 3월 ‘이라크 자유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감행한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이 개념에 기초해 이루어졌다. 당시 미군은 무려 7천 회에 걸친 FA18 호넷 전투기 출격, 8백기 이상의 토마호크 미사일 발사를 통해 전쟁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미국 해군은 해상 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차세대 다목적 구축함 건조 사업과 차세대 전투기 사업, 최고 1백50기까지 토마호크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 전환 사업, 그리고 신형 조기경보기(EA-18G) 사업을 확정하고 이미 의회에 예산 수백억 달러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미국 해군이 벌이고 있는 사업 가운데 차세대 다목적 구축함 사업은 그들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사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새 구축함은 최대 사정거리가 160km에 달하는 고성능 기관포 시스템, 크루즈 미사일을 비롯한 세 가지 유도 미사일 발사 시스템, 어뢰 파괴 시스템, 컴퓨터를 통한 해상합동작전 시스템을 갖추어 그야말로 구축함 한 척으로 완벽한 군사 작전을 펼칠 수 있다. 미국 해군은 2013년까지 신형 구축함을 모두 24척 건조해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지난해 9억4천5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해양력 21’의 또 다른 요소인 ‘해상 방어’ 개념은 말 그대로 미국 해군이 전세계 5대양의 제해권을 확고히 다지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기존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대신 특수전 능력을 대폭 강화한 최정예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한다. 이와 함께 다목적 작전이 가능하도록 ‘이지스 함’으로 알려진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6척을 새로 발주했다. 또 유사시 연안 해역 작전 능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최대 65척의 군함으로 이루어진 ‘연해전투선단’(LCS)을 창설하기로 했다.

‘해상 기지화’ 개념은 유사시 주요 전쟁 물자 공급 루트를 언제 어디서든 신속히 전개해 완벽한 해상 병참을 가능케 하려는 것이다. 미국 해군이 자랑하는 항공모함 12척과 다목적 구축함, 특수전 병력을 실은 잠수함, 전진 배치된 각종 군함이 이를 위해 동원된다.

위와 같은 핵심 3요소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해양력 21’은 감청에서부터 정찰, 통신과 지휘 통제 기능을 총망라한 해상 작전의 심장부 ‘포스넷(FORCEnet)’을 통해서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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