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정책도 ‘주물럭’?
  • 남문희 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02.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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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부시, ‘칼라일 이익’ 위해 아들에게 대화 종용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은 그토록 불신한다던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석달 전 한·미 정상회담 때만 해도 북한과 지도자 김정일을 믿을 수 없다며 북한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했었다. 는 부시가 북한과 대화에 응하기로 180° 선회한 데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부친의 종용이 주효했다고 보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단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걱정해 그런 행동을 했을까?
당시 정황과 관련해 <레드 헤링> 최근호는 색다른 해석을 내놓아 관심을 끈다. 즉 칼라일 그룹의 고문인 부시 전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 간여한 것이 칼라일 그룹의 한국내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칼라일 그룹은 현재 한미은행의 대주주다. 또 반도체 장비 업체인 머큐리 사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칼라일 그룹은 부시 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한미은행 지분 인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9년 5월28일 칼라일 그룹의 고문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김종필 총리는 물론 박태준 자민련 총재, 이헌재 금감위원장 등을 두루 만났다. 그 해 9월 칼라일 그룹은 JP 모건과 연대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미은행 지분 40.7%를 인수해 제1 대주주로 떠올랐다.


칼라일 그룹측이 볼 때 한국내 사업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필요한데 당시 상황은 정반대였다. 즉 지난해 1월 부시 행정부는 출범하자마자 대화의 문을 일방적으로 닫아 걸고 북한을 압박해갔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칼라일 그룹측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부시 전 대통령이 나름으로 기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부시 전 대통령이 칼라일 그룹의 한국내 사업과 관련해 북한 문제에 간여했다는 확증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일련의 정황이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공직청렴 센터’의 피터 아이즈너 사무국장은 <레드 헤링>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부시 전 대통령의 남한 정책과 관련해 주의를 기울였고, 워싱턴의 (대북)정책이 (부자 간의) 교감이 있은 뒤 바뀌었다는 점에 주목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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