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전환용 ‘별자리 점’ 인기
  • 워싱턴·정문호 통신원 ()
  • 승인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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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운세 / 미국
 
미국 어느 곳을 가도 길거리 한편에 눈에 띄는 광고 안내판이 있다. 다름아니라 손님의 운세를 예측해주는 점성술집이다. 한국의 역술가들은 팔괘나 오행 등을 활용해 특정인의 길흉화복을 들여다보지만 미국에서는 통상 사람의 태어난 달과 시간을 12개 별자리에 맞추어 운세를 예측하는 점성술이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유명한 여론조사 기관인 해리슨이 얼마 전 미국 성인 2천2백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3명꼴로 점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가운데 25~29세 젊은이들의 경우 10명 중 4명이 점을 믿는 경향이 강한 반면, 65세 이상은 고작 10명 중 1명이 점을 믿었다.

이런 추세를 반영했는지 백화점을 가보면 별자리가 그려져 있는 포스터나 벽걸이 장식품, 동상, 조각품 따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유력지인 워싱턴 포스트가 매일 싣는 ‘별자리(Horoscope)’ 운세 난은 독자들 사이에 인기가 매우 좋다. 이 신문의 지난 1월1일자 운세 난은 새해를 맞이해 단단한 결심을 각오하는 미국인에게 친절한 충고를 했다.

이를테면 열두 자리 가운데 다섯 번째로 등장하는 사자자리(7월23일~8월22일 출생)에 속하는 사람에 대한 신년 운세는 이런 식이다. ‘새해 결심을 알맞게 세워라. 최상의 성공은 가장 마음에 절실한 것을 얻기 위한 직접 행동을 하는 데서 나온다. 오늘부터 허리 가운데 살을 빼기 위해 윗몸일으키기를 당장 실시하라.’ 또 12월22일~1월19일에 태어난 염소자리 사람들에 대해서는 ‘야망의 노예가 되지 말고 2005년 한 해는 집과 가정, 그리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충고한다.

미국인 대부분은 이정도 ‘처방’에 대만족이다. 이들은 새해라고 해서 한국인처럼 역술인이나 점집을 찾기보다는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별자리 운세를 참고하는 정도다. 필자 이웃에 사는 중년의 컴퓨터 엔지니어인 대니 베이커 씨는 “미국인들은 특별히 새해라고 해서 점성술사를 찾지 않으며, 혹시 자신의 별자리 운세를 보더라도 가벼운 기분 전환 정도로 여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기독교인이 대부분인 미국인은 점보다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통해 나름의 새해 각오를 다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는 점성술사가 약 1만명 활동하고 있으며, 점성술과 관련한 부적 등 각종 물품 판매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억 달러에 달한다. 점성술을 이단으로 보는 기독교 나라 미국에서도 점이 ‘민간 신앙’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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