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잔칫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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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3.04.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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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영화제는 다른 영화제 관계자들의 시샘을 받을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1997년 첫회 예산은 고작 1억5천만원. 5회째인 올해는 10억원을 훌쩍 넘어섰고, 상영 작품도 1백20편에 이른다. 집행위원장 이혜경씨는 “아직도 예산 확보는 어렵지만, 세계 여성 영화인들의 교류의 축이 되었다고 감히 자평한다”라고 말했다.

이씨가 자부하는 대로 올해 무려 19개국의 영화가 한국을 찾았다. 필리핀 영화를 집중 조명했고, 프랑스·독일·캐나다 여성 감독의 신작이 대거 선보였다. 회를 거듭할수록 운영도 매끄러워지고 있다. 여성 관객을 위해 탁아방을 운영하는 것은 기본에 속한다.

정치인이나 관료 등 ‘엉뚱한’ 하객을 무대에 올려 빈축을 사곤 하는 다른 영화제와 달리 영화인 외에는 아무도 무대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힘들게 다리품을 팔며 아네스 바르다 등 해외 명감독과 국내외 관계자들의 영상 메시지를 담아와 개막식이 훨씬 깔끔해졌다.

아쉽게도 영화제에도 사스의 여파가 미쳤다.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된 캐나다 레아 폴 감독이 뒤늦게 일정을 취소했던 것. 그녀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아이를 데리고 여행하기가 어렵다. 멀리서나마 축하한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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