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프랑스 대작 <아스테릭스>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1999.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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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지니 연출 <아스테릭스>/4천9백만 달러 들인 황당한 코믹 판타지
프랑스의 자존심이 달려온다. 바로 프랑스가 ‘유로우드(할리우드에 필적하는 영화 왕국을 건설하겠다는 뜻을 담은 신조어)’의 깃발 아래 제작한 대작 영화 <아스테릭스>(연출 클로드 지니)다.

원작은 만화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 ‘프랑스의 미키 마우스’로 불릴 만큼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고전이다. <마농의 샘> 연출자인 클로드 베리가 제작을 총지휘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제라르 드파르디외·크리스티앙 클라비에 등 프랑스의 내로라 하는 연기파 배우가 동원되었고, 이탈리아의 명배우이자 유명 감독인 로베르토 베니니(<인생은 아름다워>로 지난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도 ‘유로우드’ 대열에 동참했다.

<아스테릭스>의 제작비는 프랑스 사상 최고인 4천9백만 달러. 돈도 돈이지만, 영화 종주국 프랑스의 자존심이 걸린 이 기획에 유럽 전체가 관심을 보였다. 결과는 성공. 개봉 첫날 프랑스 관객은 42만 명이었고, 8주 만에 천만 명을 돌파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한 돌풍이 일었다.

하지만 <아스테릭스>는 프랑스 영화의 대표 격인, 이른바‘바케트 영화’의 진지하고 우아한 감각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코믹 만화의 상상력을 더욱 증폭해 황당무계한 코믹 판타지를 만들어냈다.

영화는 줄리어스 시저가 세계를 통치하던 로마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갈리아 마을(현재 프랑스 유역임)에서 벌어진 우스꽝스러운 전투를 그리고 있다. 변변한 무기 하나 없는 무지렁이들이, 로마의 정규군을 맨손으로 패퇴시킨다는 내용이다. 인물도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로마의 영웅 시저와 브루투스는 얼간이를 겨우 면한 수준으로 희화화되었다.

‘무지렁이’들의 영웅담… 특수 효과 볼거리

주인공 아스테릭스(크리스티앙 클라비에)와 오벨릭스(제라르 드파르디외)는, 갈리아 마을의 귀염둥이다. 아스테릭스는 마을의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주는 재주꾼이며, 그의 절친한 친구 오벨릭스는 남다른 괴력으로 아스테릭스를 돕는다.

이 마을의 비밀 병기는 ‘신비의 묘약’이다. 먹으면 10분 동안 초능력이 발휘되는 이 묘약 때문에 로마제국의 시저도 마음대로 세금을 걷지 못한다. 그는 징세권을 행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설정이라면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영화의 재미는, 프랑스적인 유머 감각을 찾아 즐기는 것이다. 섬세한 듯 유치하고, 치밀한 듯 황당한 캐릭터는 색다른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특수 효과도 재미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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