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
  • 成宇濟 기자 ()
  • 승인 199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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롭 넬슨·존 코완 공저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LEAD…OR LEAVE)>
미국의 신세대 혹은 X세대는 미국 언론들이 전하는 대로 ‘불평 불만만 늘어놓는 세대’일까.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에 대해, 왜 불만을 가지는 것일까.

최근 번역되어 나온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X세대의 혁명>(정나원 옮김·도서출판 길벗)은 젊은 세대에게 더 이상 희망을 주지 못하는 미국의 현실에 대한 그들의 문제 의식과, 변화에 대한 욕구를 드러낸 책이다. 선거를 통한 혁명을 꿈꾸는 미국의 X세대는 세를 규합해 거대한 정치 세력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강력한 ‘PC 압력 단체’로 정치 세력화

93년 초에 발족되어 1년 남짓에 백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한 이 그룹의 이름은 책 제목과 같은 ‘이끌어라, 못하겠으면 떠나라(LEAD…OR LEAVE)’. <이끌어라…>는 이 그룹을 이끄는 롭 넬슨(31)과 존 코완(31)이 미국 X세대에게 보내는 호소문 및 행동 강령이자, 기성 정치인들에게 보내는 경고문이다. ‘이끌어라…’ 그룹이 미국 사회에서 새롭고도 강력한 정치 세력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 그룹이 미국 정부의 정책 결정에 무시하지 못할 압력 단체로 등장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풀뿌리 민주주의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PC 압력 단체’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초정보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모델로 주목 받는 ‘텔레 데모크라시(Tele Democracy)’를 실천하는 것이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이끌어라…’가 미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핵폭탄과도 같은 부채’이다. 핵 위협은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삶의 진로를 바꾸어 놓았으나, X세대에게는 부채가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정치가들이 우리의 꿈마저 빼앗아가고 있다”는 이들의 주장은 막대한 미국의 부채가 자기 세대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질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다.

‘우리 세대는 인터네트로 달린다. 전자 게시판을 이용해 정부를 모니터하고 선거를 감시하자.’ 자신들의 미래를 방어하자고 나선 이들이 젊은 세대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기성 정치인에 불평·불만과 불신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우리의 운명을 우리가 선택하자’며 미국의 X세대에게 보내는 건강하면서도 절박한 목소리인 것이다.

미국 X세대, 컴퓨터 세대의 정치 세력화는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가 개막되고, 컴퓨터 세대가 급속하게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정치 상황과 신세대 문화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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