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간]고급 문화 요람 '아트라이프숍' 개관
  • 성우제 기자(wootje@e-sisa.co.kr) ()
  • 승인 2000.07.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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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라이프숍 개관…온·오프 라인으로 공급·수요자 연결
고급 문화에 관심이 있어도 제대로 즐기는 법을 몰라 고심하는 이들에게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공간이 탄생했다. ‘아트라이프숍’(02-737-3336). 지난 7월13일 서울 청운동에 간판을 달았다. ‘예술 공급자와 소비자를 잇는 안내소‘ 성격을 지닌 아트라이프숍은, 웹진 ‘ArtLifeShop.com’을 함께 열어 현실 공간과 사이버 공간에서 동시에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트라이프숍의 안내자 대표는, 그림 전문 수집가로서 십수년에 걸친 경험을 <그림과 그림값>이라는 책을 통해 소개했던 김재준 교수(국민대·경제학)이다. 경제학자로서 한국 문화 예술의 국제 경쟁력을 분석하기도 했던 김교수는 ‘작은 연못에서는 큰 배가 뜰 수 없다’는 점을 아트라이프숍을 열게 된 가장 큰 배경으로 꼽았다.

30대 초반 화가에게는 ‘비영리 화랑’

그가 최근에 발표한 논문 ‘시각 예술의 국제적 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NP)은 세계 16위이지만 시각 예술 경쟁력은 26위에 불과했다. 게다가 예술 인프라나 예술가 공급에 비해, 그 수요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후원자(투자자) 9명이 참여한 아트라이프숍은 예술의 수요 증대, 다시 말해 국민 전체의 2%밖에 안 되는 고급 문화 수요자층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교수가 보기에, 국민 가운데 10% 정도는 관심과 욕구가 있어도 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이들이다. 그들에게 예술 공급자를 직접 연결해 주겠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돈이 없어 못했지만, 지금은 정보가 없어서 못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조금만 힌트를 주면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 다 알아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김교수는 말했다.

웹진에서는 미술 음악 연극 같은 장르뿐만아니라 음식 차 명상 등에 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를테면 ‘음악이 흐르는 방’에 들어가면 ‘음악 이해’ 같은 개론을 비롯해 오페라·오디오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음악회 동향까지 살펴 볼 수 있다. 김재준 교수를 비롯해 한만영(성신여대·서양화) 전영우(국민대·산림자원학) 교수 등 각 방면의 필자 36명이 쓴 다양한 글도 읽을 수 있다.

60평 규모의 아트라이프숍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젊은 화가와 애호가를 연결하는 ‘살롱’ 기능이다. 30대 초반 작가 6명을 선정해 한 달간 무료로 전시회를 열게 하고 컬렉터를 연결해 준다. 예술가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동시에 애호가까지 키워 보겠다는 것이다. “애호가 한 사람을 만드는 데 10~20년이 걸린다고 한다. 아트라이프숍의 최대 희망은 ‘그 때까지 망하지 않기’이다”라고 김교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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