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조수미의 프레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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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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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 돈나의 다양한 기도 음악

지난해 크로스 오버 음반인 〈온리 러브〉로 80만 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린 프리마 돈나 조수미씨가 새로운 음반을 발매한다. 신보 〈프레이어스〉(기도)는 바로크 시대 음악에서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까지 망라하며 기도 음악을 가려 실었다. 〈프레이어스〉 발매를 기념하는 콘서트가 오는 7월2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 지휘는 최선용씨가 맡는다. 문의 02-518-7343.소설가 최인호씨(57)가 최근 중·단편 소설 전집(전 5권, 문학동네)을 펴냈다. 서울고등학교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한 이래, 지금까지 40년 가까이 작가 생활을 해오고 있지만 중·단편 전집 발간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번 발표한 작품은 다시 읽지 않는 습성을 가진 최씨에게 이번 전집은 새삼스러운 시간 여행이었다.





최씨는 20대 초반에 발표한 단편들을 읽으며 ‘모차르트적 착각’에 빠졌다. 일찍이 수천 곡을 작곡했던 모차르트가 어느 날 길을 가는데 음악이 흘러나오자 ‘그 음악 참 좋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때 옆에 있던 사람이 ‘바로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일러주었다는 일화를 말하는 것이다. 예컨대 누이네 집에 놀러갔다가 배를 깔고 엎드려서 두 시간 만에 쓴 <술꾼>이며, 청탁을 받고 하룻밤 사이에 완성한 <타인의 방>과 같은 초기작들과 오랜만에 해후한 것이다.



최씨는 글쓰기를 달리기에 비유한다. 중·단편은 숨 한 번 쉬지 않고 달리는 스프린터와 닮아 있고, 장편 소설은 마라토너의 주법과 흡사하다. 최씨가 보기에, 이번 전집은 자기 문학의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나는 마지막 주자로서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이를 악물고 달려오는 ‘최인호 문학의 최근’으로부터 배턴을 넘겨받아, 스프린터처럼 다시 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번 전집이 갖고 있는 또 다른 의의는 젊은 평론가들이 최인호 문학을 새롭게 평가했다는 데 있다. 평론가 남진우씨에 따르면, 한국 문학은 최인호의 소설에 이르러, 처음으로 ‘현실로서의 모더니즘’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최인호 문학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분석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1970년대 이후, 최인호의 중·단편은 현대 사회가 야기하고 있는 병리적 강박 증세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왔지만, 베스트 셀러 작가 혹은 인기 시나리오 작가 등 대중적 풍문에 의해 그 진면목이 가려져 온 것이다.



최인호씨는 글쓰기나 삶에서 비등점을 상정한다. 끝까지 가는 것이다. 등산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는 매일 서울 근교 청계산을 오르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상태에 이를 때까지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최근 3백만 부 돌파를 눈앞에 둔 <상도>를 쓸 때도 마찬가지였다. 소설가 최인호를 베스트 셀러 작가로만 알고 있는 신세대들에게 이번 중·단편 전집은 ‘젊고 낯선 최인호’를 만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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