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보다는 젊음에 끌려요”
  • 고재열 기자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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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감상서 <서늘한 미인> 펴낸 김지은 아나운서
MBC <즐거운 문화 읽기>의 진행자이자 미술애호가인 김지은 아나운서가 이동기, 낸시랭 등 한국적 팝아트 작가를 비롯해 21명의 국내 현대미술 작가를 소개한 <서늘한 미인>을 펴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의 작품 전시회까지 주선한 그녀를 만나보았다.

<서늘한 미인>이라는 제목이 생소하다.

강영민 작가의 작품 이름인데, 다가가기 힘든 현대 미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아 빌려 써 보았다. 서늘하다는 말은 기분 좋은 촉각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한다. 오감을 통해 현대 미술의 매력을 느껴보라는 의미에서도 이용했다.

왜 젊은 작가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들은 우리와 같은 경험을 공유한다. 그리고 우리와 같은 세계를 살며 고민을 함께 한다. 그들의 작품은 바로 ‘시대를 압축한 파일’이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반추할 수 있고,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얻을 수 있다. 대가들보다 젊음에 눈길이 간다.

작가 21명은 어떻게 선정했나?

요새 유행하는 말로 설명하자면 ‘죽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우리 젊은 작가 21인’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배워서 아는 게 아니라 날 때부터 알고 태어난 사람들이었다. 혼자 보기 아까운 작가들이다. 오랫동안 지켜봐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작가들로 골랐다.

책을 풀어가는 방식이 독특하다.

다소 사적이다. 미술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지극히 사적이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는데, 특히 장르 간의 결합을 자주 시도했다. 작품을 가지고 소설로 풀어 본 것도 있다.

작가들에 대해 취재를 많이 한 것 같다.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작가들이었다. 단순히 그들의 그림을 사는 것말고도 모델을 서주기도 하고 작품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기도 하면서 창작 활동에 개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책을 위해서 7~8시간 정도 만나서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작가들에 대한 비평도 많이 읽었다.

작가들의 반응은 어땠나?

자료를 보내달라고 하자 거의 한 상자씩 보내왔다. 가슴이 아렸다. 그들이 대중과의 소통에 목말라 있었다는 것을 절감했다. 어깨가 무거웠다. 이번 책이 미술계와 대중 사이에 조그만 틈을 하나 만든 것 같다. 앞으로 그 틈을 좀더 벌릴 수 있는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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