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 ‘흘러간 물’은 돌아오지 않는다
  • 소종섭 기자 ()
  • 승인 2003.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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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사진 오른쪽)는 ‘흘러간 물’이다.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연이어 패함으로써 그의 시대적 역할은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7월15일, 대선 이후 미국에 머무르던 이씨가 빙모상을 계기로 일시 귀국하면서 정가에는 ‘이회창 복귀설’이 불거지고 있다. 빈소에는 한나라당 의원 50여 명이 조문하는 등 사람들이 몰렸고, 이씨의 팬클럽인 ‘창사랑’은 최근 워크숍을 열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씨의 보좌관을 지낸 이명우씨 등이 ‘자유를 위한 행동’이라는 모임을 만든 것에 주목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일부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이씨에게 전국구 1번을 주어야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씨는 조심스런 모습이다. 정치적인 언급을 일절 하지 않으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기자들이 언제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냐고 묻자 “꼴 보기 싫은가 봐. 바로 갈까?”라며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여유를 보였다. 이씨의 한 측근은 원래 내년 2월 귀국 예정인데, 더 빨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모친 김사순 여사가 고령(92세)이고, 총선 직전에 귀국할 경우 이런저런 구설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씨의 속내가 어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가 정계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최병렬 대표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여론도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이씨가 복귀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주로 ‘구세력’이라는 점에서도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이씨의 측근인 윤여준 의원은 “무엇보다 이씨의 성격으로 보아 말을 뒤집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볼 때 이씨는 정계 복귀 여부보다 대선 자금과 관련해 더 주목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는 7월20일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씨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에 60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7월21일 기자회견에서 “대선 후보가 확정된 이후 쓰여진 정치 자금과 정당의 활동 자금을 모두 공개하자”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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