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미스 트렌스젠더’ 될까
  • 고재열 (scoop@sisapress.com)
  • 승인 2003.08.2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렌스젠더 하리수와 게이 홍석천. 비슷한 시기에 자신의 성 정체성과 성적 취향을 드러낸 이들은 정반대 결과를 맞이했다. 동정표를 얻은 하리수가 연예인으로 승승장구한 반면 홍석천은 방송 출연을 정지당했다.

비슷한 현상은 ‘동성애 산업’에서도 재현되었다. 게이바에 비해 트렌스젠더바가 더 호황을 맞이한 것이다. 되도록 간판을 숨기는 게이바와 달리 트렌스젠더바들은 일부러 큼직큼직한 간판을 달아 적극적으로 광고한다.

트렌스젠더인 소라(28·본명 정 진)는 이런 ‘하리수 대박 장세’에 힘입어 인터넷에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혔다. 지난해 4월 ‘소라의 선택’(cafe.daum.net/yes101)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연 그는 트렌스젠더들의 삶과 고민을 담은 글과 사진·동영상을 카페에 올렸다.

솔직한 자기 고백 덕분에 소라는 ‘부산의 하리수’라 불리며 큰 인기를 얻었다. 카페 회원 숫자도 1년 만에 2만7천명을 넘어섰다. 네티즌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영화 출연 기회도 얻게 되었다.

얼마 전 소라는 자신과 같은 트렌스젠더들을 위해서 재미있는 행사를 하나 계획했다. 바로 미스 트렌스젠더 선발대회(사진)를 연 것이다. 네티즌 투표를 통해 가장 매력적인 트렌스젠더를 선발하는 이번 대회에는 60여 명이 출전했다. 네티즌 투표를 통해 9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카페 회원들의 최종 투표가 끝나면 대망의 제1대 미스 트렌스젠더가 탄생할 예정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