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 여성 1명당 평균 자녀 수1.17명
  • 정희상 (hschung@sisapress.com)
  • 승인 200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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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의 아이 안 낳기 풍조는 세계적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나라 가임 여성 한 사람이 낳는 평균 자녀 수는 1970년 4.53명에서 해마다 급속히 줄어 지난해에는 1.17명으로 집계되었다. 이 숫자는 미국의 2.01명은 물론 출산율이 낮기로 유명한 유럽 각국의 1.3~1.9명보다도 적다. 통계청은 이런 추세라면 2024년부터 국내 인구가 감소한다고 전망했다. 장래에도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가임 여성 1인당 출산율이 2.1명 선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 10명이 9월22일 아이를 낳는 모든 여성에게 국가가 출산 수당 50만원을 지급토록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그런 미래를 염려하는 고육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출산 장려금을 주는 정도로 아이 낳는 여성이 늘어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성들의 아이 안 낳기 풍조가 확산된 가장 큰 원인은 아이를 기르기 힘든 여건 탓이 크기 때문이다. 자녀 1명을 출산해서 교육과 결혼을 통해 사회에 배출하기까지 부모가 부담해야 하는 총비용은 요즘 시세로 줄잡아 1억5천만원. 교육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한국인 1인당 교육비는 사교육을 포함해 평균 9천만원이라고 한다.

여기에 결혼 비용은 평균 5천만원 안팎. 이렇게 볼 때 급속한 출산율 저하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지간하면 부모 노릇 제대로 할 수 있는 경제 사회적 여건을 만드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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