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선(한반도정보화추진본부장)제579호 문화면의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 논란을 읽으면서 과거 독재 정치의 논리가 부활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독립운동가로서 한때 국부로 추앙된 이승만 박사는 독재 정치로 하야하고,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독재 정치로 저격되었는데, 한 사람은 초야에 묻히고 또 한 사람은 근대화의 영웅으로 비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이것으로 역사에서 무슨 교훈을 얻고자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미국의 사례를 드는 것도 자기 합리화를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많이 불쾌했다. 현정부가 눈에 빤히 보이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고 세금을 써서 기념관을 짓는다면, 그것은 여론을 무시하는 것이며 당연히 국민의 분노를 사게 될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건립하는 박정희기념관은 다양한 계층의 여론을 수렴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고재기(kjg292@hitel.net)
제579호 ‘조각 나는 정주영의 꿈’을 보면서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바다를 메워 만든 드넓은 서산농장은 비록 개인 소유물이고 또 정주영씨가 애지중지하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보면 우리 국민의 재산이기도 하다. 바다를 옥토로 만들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산 교육장이자 마술의 땅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이 부실해 서산농장이 매각될지 모르지만, 그 땅이 영원히 살아 숨쉬는 기름진 옥토로 가꾸어지기를 기대한다.
문재성(서울시 관악구 봉천5동)
그동안 굳건하게 버텨 오던 기형적 냉전 구도에 더운 물을 붓고 있는 영화의 활약상은 나도 피부로 느끼고 있다(제579호 문화비평). 실제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요즘 들어 크게 변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 같은 대중 문화가 냉전에 더운 물을 부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앞뒤가 뒤바뀐 것이다. 꾸준한 통일 운동과 남북 정상회담 같은 정세 변화가 대중 문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정확하다.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살아 있는 한 냉전에 더운 물을 붓는 대중 문화의 역할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김기덕(부산 금정구 장전3동)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