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진료 강요하는 의료사회주의 깨겠다”
  • 신호철 기자 (eco@sisapress.com)
  • 승인 2004.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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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정 대한의사협회 회장
대한의사협회는 2월22일 여의도에서 의사 2만여 명을 모아 집회를 열고 ‘의료사회주의’ 철폐와 선택분업 등을 주장했다(사진). 대한의사협회 김재정 회장(64)과 통화했다.

‘의료사회주의’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무슨 뜻인가?
사회주의라는 말 때문에 놀라는 사람이 많은데 현실이 그렇다. 어떤 병에는 이런 약밖에 못 쓴다거나 이런 치료밖에 못한다는 등 정부가 규격 진료를 강요하고 있다. 획일적인 붕어빵 진료다. 단일 보험도 문제다. 경쟁하지 않는 독점 구조 때문에 보험은 썩을 대로 썩었다. 이게 사회주의가 아니고 뭐냐. 다보험제(민간 보험)를 도입해야 한다. 또 보험공단 운영을 정치가가 아니라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

민간 보험은 빈부에 따른 의료 혜택 차이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있다.
소득의 격차란 있는 것이다. 교육사회주의의 대표 사례인 고교평준화 제도를 보라. 하향 평준화로 교육 다 망쳐놓았지 않느냐. 병원도 그렇게 퇴보하는 게 옳은가. 총액예산제를 실시한다는데, 그럼 어느 병원장이 최선을 다해 일하겠는가.

같은 시장 논리라면 왜 외국 의료기관의 국내 진출을 반대하는가?
그 문제는 의협 안에서 여러 연구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의료수가라면 국내에서 장사해 돈 벌 수 있는 외국 병원은 없을 것이다.

약사협회는 성분명 처방 제도를 주장하고 있다.
약사들이 자기들의 수익을 늘리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 하나만 해도 제약사마다 천차만별인데 의사들은 환자를 진찰하는 순간 어떤 약품이 적당한지 머리 속에서 그린다. 약사들에게 맡기면 싸구려 약품을 내놓을 것이 뻔하다. 그리고 성분명이 불확실한 약품도 많다. 나는 비아그라 성분이 뭔지 모른다.

의협이 정치 세력화한다는데,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인가?
그렇다. 바람직한 의료 정책을 내 놓는 곳을 지원할 것이다. 낙선운동도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의원 이름을 거론할 수도 있고, 지지 정당에는 물적 지원도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의협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는가?
진실을 모르는 국민이 많다. 얼마 전에 자유시민연대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이 우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불만이 많지만 정작 의대는 여전히 인기가 높다. 공대생들이 의대로 옮기는 경우도 많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일시적인 현상이다. 장차 의료노동자가 될 텐데 왜 그렇게 의대에 가려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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