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녀 CF
  • 차형석 기자 (papapipi@sisapress.com)
  • 승인 2004.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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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까지 포섭하는 막가파식 상업주의
혹시 연양갱 CF를 본 적이 있는가? ㅎ제과가 연양갱을 출시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제작한 텔레비전 광고 네 편이 방송되고 있다. ‘농구’ ‘연인’ ‘조폭’ ‘직장 상사’ 편으로 나뉘어 있지만 CF 내용은 비슷하다. 농구 심판에게, 약속 시간에 늦은 남자 친구에게, 추돌 사고를 낸 운전자에게, 직장 부하에게 ‘어쩌고저쩌고’(고속 재생으로 대사를 알아들을 수 없다) 항의하다가 연양갱을 먹고서 온순(?)해진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라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 CF의 인터넷 버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NGTV (www.ngtv.net)에 공개된 인터넷 버전 광고에는 텔레비전 버전에서 알아들을 수 없었던 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글로 표현하기가 ‘거시기’하리만큼 대사가 거시기하다. 욕설투성이다.

네 편 가운데 특히 ‘연인’ 편은 여성 광고 모델의 마지막 포즈가 네티즌의 인기를 끌었던 합성 사진 ‘딸녀’(<시사저널> 제729호 참조)와 흡사해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정도였다. 네티즌으로부터 ‘양갱녀’ ‘연양갱 딸녀’ ‘딸녀 CF’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이 인터넷 버전 CF는 논란의 소지가 많다. ‘광고인들끼리만 공유하기로 만들어진 버전’이라고 항변하지만 애초부터 ‘욕설 버전’을 의도적으로 온라인에 유포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노인들의 간식거리’라는 제품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CF 컨셉트를 염두에 두면 인터넷의 핵심 사용자 층인 젊은 세대를 겨냥한 ‘이중 광고’라는 혐의가 짙다. 욕설까지도 포섭하는 자본의 상업주의 전략이 씁쓸하다.

‘3·1절 플래시몹’과 ‘유관순의 비밀’은 삼일절 관련 검색어다. 3월1일 오후 2시 전국 각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는 플래시몹을 하자는 공지가 인터넷을 떠돌았다. 유관순의 비밀이라는 것은 황당하다. 유관순 열사의 얼굴이 반은 남자이고 반은 여자라는 둥, 열두 가지 비밀을 알면 죽는다는 둥 허깨비 같은 말들이 나열되어 있다. 역사 의식은 사라지고 재미만 남은 격이다.

비밀 같지도 않은 비밀은 또 있다. 여자 연예인들의 나이. 연예인 사진과 나이를 적은 파일이 유행이다. 방송인 최화정씨가 탤런트 최명길씨보다 한두 살 많고, 강수연씨가 39세라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연예인 나이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주는 것을 떠올리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닌 듯싶다. 14년 전 헤어진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고국을 방문한 이종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도 화제를 모았다. 2월 중순부터 3월은 고로쇠 수액을 집중적으로 채취할 수 있는 시기. 봄이 얼마 남지 않았다.

2월 넷째 주 급상승 키워드 10
1.딸녀 CF
2.강도얼짱 구속
3.유관순 비밀
4.고로쇠
5.봄패션
6.연예인 나이
7.황사
8.왕따보험
9.데니스 강
10.3.1절 플래시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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