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비극’ 피할 길 없었네
  • 주진우 기자 (ace@sisapress.com)
  • 승인 2004.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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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류 전 축구대표팀 감독
‘오만 쇼크’ ‘베트남 치욕’에 이어 ‘몰디브 망신’으로 궁지에 몰렸던 움베르토 코엘류 한국축구대표팀 감독(54·사진)이 물러났다.

선수 시절 코엘류는 포르투갈 축구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 스타플레이어였다. 지도자로 나선 코엘류는 2000년 유럽선수권에서 포르투갈 대표팀을 4강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당시 포르투갈은 우승팀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 연장전 끝에 패했지만 월등한 경기력으로 프랑스를 압도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가 포르투갈 대표팀의 최고 전성기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명장’ 코엘류는 한국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재임 1년2개월 만의 불명예 퇴진. 전문가들은 히딩크가 다시 왔다고 해도 성적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코엘류의 단명은 예정되어 있었다고 지적한다.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팬의 눈은 세계 4강 수준에 올라가 있었지만 선수들은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월드컵과 올림픽이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는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은 동기를 부여하지 못했다. 한 국가대표 선수는 “지금 열심히 뛰어봐야 어차피 큰 대회에서 해외파 선수들의 들러리가 된다. 대표로 뽑히는 것보다 팀에서 몸값을 올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선수가 많다”라고 말했다.

축구협회측의 지원도 시원치 않았다. 기술위원회는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다. 코엘류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히딩크 감독 때처럼 지원해준다면 아시안컵 우승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코엘류는 “대표팀에 대한 축구협회와 기술위원회의 지원이 미흡했다. 14개월의 재임 기간에서 실제 훈련 시간은 72시간밖에 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코엘류는 퇴진하고 나서야 팬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축구협회가 먼저 퇴진해야’ ‘후진국 행정에 눈물 흘린 코엘류’ 등 협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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