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민주당 최고위원
  • 안철흥 기자 (epigon@e-sisa.co.kr)
  • 승인 2001.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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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무거운 '지둘려'가 DJ에 포문 연 까닭

사진설명 ⓒ시사저널 양한모 그림

민주당 김원기 최고위원의 'DJ 비판'이 요즘 화제다. 김위원은 지난 3월17일 민주당 최고위원 청와대 오찬에서 '많은 업적이 있지만, 국민들로부터 더 큰 믿음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정치가 신뢰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국정 운영 스타일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결 정치를 계속하면 결국 부담은 여당이 질 수밖에 없다면서 '실정에 대한 비판도 대범하게 포용하고, 야당 의원들과도 대화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3월15일 수원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회 기능 활성화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지둘려'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신중한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돌출 발언을 연달아 하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위원이 뭔가 작심한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위원측은 정치를 살려야 한다는 것은 평소의 소신일 뿐 새삼스러운 주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자 그는 직접 한나라당 중진들을 만나 설득한 끝에 이회창 총재의 무조건 등원 선언을 이끌어냈다. 최고위원이 된 다음에는 '정치를 살리려면 정권을 재창출해야겠다는 마음부터 비워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발언도 그런 연장선에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 안에서도 다른 중진이 했다면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이지만, 그의 말이기 때문에 '고언'으로 들을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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