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
  • 노순동 기자 (soon@e-sisa.co.kr)
  • 승인 2001.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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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상 심사 논란 사퇴하며 "자책"




화합의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종상이 파국으로 끝났다. 올해 대종상에 처음 참여했던 소장파 영화인 모임 '영화인회의'측 상임집행위원 전원이 사퇴를 결의한 것이다. 영화인회의 대표 이춘연씨는, 지난 5월6일 기자 회견을 갖고 "대종상 심사 논란과 관련해 영화계 위상이 실추된 것에 책임을 느낀다"라며 자책성 총사퇴를 선언했다.


이번 대종상은 관객의 호응이 높은 영화 〈친구〉가 단 한 부문도 수상하지 못한 반면, 영화 〈하루〉가 여우주연상 등 4개 부문을 휩쓸고, 〈눈물〉의 임상수 감독이 데뷔 5년 만에 신인 감독상을 받아 '사오정 시상'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하지만 영화인회의측의 단독 대응은 자책이 아닌 면피용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없지 않다. 실제로 한국영화인협회 유동훈 대표는, 사태가 꼬였을 때 자르는 것도 방법이지만 살살 풀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라고 말해 영화인회의측의 강수에 대해 섭섭한 속마음을 비쳤다.


유동훈 이사장과 이춘연 대표는 모두 온건한 성품으로 신·구 영화인의 갈등을 조정하는 데 적임이라는 평을 얻어 공조해 왔다. 유대표도 영화인협회 이사장 자리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모처럼 영화계에 감돌았던 화합의 기운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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